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일부 전자·IT제품 가운데 지난해 인기모델이었던 ‘철 지난 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9일 관련업계와 인터넷쇼핑몰에 따르면 세탁기, TV, 노트북 등 일부 가전·IT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이 저렴한 지난해 인기모델이 많이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비교사이트 '다나와' 조사 결과, 통돌이 세탁기는 판매순위 10위 안에 무려 다섯 개 제품이 올라 있다. 특히 LG통돌이 'WF-TS108TA'는 올 초 모든 온라인 쇼핑몰에서 1위를 차지한 이후 하반기에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통돌이 세탁기는 G마켓에서도 10월 기준 전월과 지난해 동기 대비 5% 가량 판매 증가를 보였으며 전자제품 전문매장인 하이마트에서도 지난해보다 10%가량 판매가 증가했다.
다나와 마케팅본부 최현준 주임은 “드럼세탁기의 탁월한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비싼 가격 때문에 용량은 더 크면서도 저렴한 일반세탁기가 더 많이 팔리는 추세다”고 말했다.
디지털TV의 경우 국내 중소TV업체인 트라이뷰의 ‘TRV-40VFH1B’는 지난 2007년 10월에 출시됐지만 꾸준한 가격 하락으로 출시 1년 만에 판매가 급등하고 있다. 이 제품은 현재 다나와 판매순위 6위로 출시 후 처음 20위권 내에 진입했으며 지난해 11월 기준 100만9000원이었던 TV가격이 현재 76만원으로 매달 약 2만 8000원씩 꾸준히 가격이 하락했다.
생활 필수품이 아닌 홈시어터에서도 작년 제품의 인기를 엿볼 수 있다. 삼성 파브 ‘HT-TX25’는 세련된 디자인, 다양한 부가기능, 후면 무선 스피커 등으로 지난해 10월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판매순위 2위에 차지했다.
노트북도 1년 전 출시된 모델인 MSI의 ‘MEGABOOK PR210X-YA Edition’이 다나와 판매 13위에 올라 있다. 다나와 마케팅본부 최현준 주임은 “제품수명주기가 짧은 노트북에서 1년 전 출시 제품이 순위에 든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며 "꾸준한 가격 하락으로 가격 대비 성능에 만족한 소비자들이 장기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최소영 기자 youth@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