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리포트]중국-대만 4개항 합의, 양안관계 역사적 이정표 세워

2008-11-1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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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대만간 양안(两岸)관계에 역사적인 이정표가 세워졌다. 양안을 대표하는 최고위급 만남을 통해 획기적인 합의사항을 이뤘기 때문이다.

중국측을 대표한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 천윈린(陈云林) 회장과 협상대표단 일행 70여명은 4박5일간의 대만 방문을 마치고 7일 베이징으로 돌아왔다.

이번 대표단 방문은 1949년 국공내전 이후 59년만에 이뤄진 중국측 최고위급 인사의 첫 대만 방문이라는 점에서 양안이 또한번 들썩였다.

   
 
이번 중국 대표단의 대만 방문은 중국측 최고위급 인사로는 59년만에 처음 이뤄졌다. 4일 오후 중국측 천윈린 회장과 대만측 장빙쿤 이사장이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중국과 대만간 공식적인 협상에서는 ‘국가간 대화’라는 표현 자체가 불가능한 현실이다. 이는 중국이 줄곧 고수하고 있는 중요한 외교정책인 ‘일국양제(一国两制)’ 원칙 때문이다.

이 원칙은 중국이 대만을 하나의 중국 안에 속한 다른 정부체제로 간주하는 것이다. 즉 대만을 홍콩, 마카오 등과 같은 행정체제로 본다는 의미이다.

때문에 ‘양국’이 아닌 ‘양안’간 협상은 중국의 해협양안관계협회, 대만의 해협교류기금회 등 민간단체 형식을 빌려 양안 대표들이 정부를 대신해 협상을 갖는다.

이번 협상에도 중국측 천윈린 회장과 대만측 해협교류기금회 장빙쿤(江丙坤) 이사장이 양안 대표로 참가했다. 때문에 이번 협상을 ‘천장회담(陈江会)’이라고도 불렀다.  

   
 
지난 6일 천윈린 대표단 일행은 마잉주 총통(사진 오른쪽)을 만났다. 마 총통이 천 회장에게 도자기를 선물하고 있다.

중국측은 이번 양안 협상에서 2차례에 걸친 대표회담을 통해 풍성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또 중국에서는 협상에 대해 ‘양안간 새로운 역사를 썼다’고 평가하며 대표단 대만 방문을 ‘개척의 여행, 협력의 여행, 평화의 여행’으로 표현했다. 

천윈린 회장은 귀국후 “특히 해상직항은 양안 동포가 이미 30년을 힘들게 기다려온 결과 실현된 것”이라며 “양안관계에서 삼통(三通)의 기본 내용이 합의서명 형식으로 확정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에서는 무엇보다 해상직항, 항공화물운송직항, 우정업무 등 3가지 분야에 합의해 지난 30년동안 양안이 갈망해오던 삼통 숙원을 끝맺게 됐다는 평가다. 

   
 
8일에는 대만선적 타이마룬호가 뱃길로는 처음으로 직항로를 이용해 중국 푸저우항에 도착했다.

협상이 끝난 직후인 지난 8일에는 500여명의 대만승객을 태우고 대만 지룽(基隆)항을 출발한 대만선적 타이마룬(台马轮)호가 10여시간 운항 끝에 중국 푸젠성(福建省) 푸저우(福州)항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는 이번 협상 이후 대만과 중국 대륙간 뱃길을 처음으로 연결한 직항로 운항을 실현했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번에 양안간에는 공식적으로 항운직항, 해운직항, 우정협력, 식품안전 등 4개항에 합의를 이뤘다. 또 판다, 산양, 사슴 등 양안 특산 동식물도 상호기증하기로 했다.

우선 그동안 주말에만 운항하던 여객전세기는 평일로 확대돼 운항횟수가 주 36편에서 108편으로 증편된다.

중국은 기존 5개 공항에다 청두(成都), 충칭(重庆) 등 16개 공항을 추가로 개방한다. 대만은 기존에 개방된 타오위안(桃园), 까오슝샤오강(高雄小港) 등 8개 공항을 그대로 이용한다.

화물운송은 중국 상하이(上海) 푸둥(浦东)과 광저우(广州), 대만은 타오위안과 까오슝샤오강 등 공항을 이용한다.

이를 통해 앞으로 항운직항에 걸리는 시간은 베이징(北京)과 타이베이(台北) 3시간, 상하이와 타이베이 80분 등 이내로 줄어들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대만 여행비용이 30% 가량 줄어드는 것이다.

해운직항에서는 앞으로 대만이 지룽, 까오슝 등 11개 항구와 중국이 다롄(大连), 친황다오(秦皇岛) 등 63개 항구를 개방한다.

이번 양안간 하늘과 바다로의 직항로 개통은 대만 농업과 어업 발전에도 큰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다.

항운과 해운의 직항으로 도시와 항구가 대폭 개방돼 대만 농산품의 대륙진출 기회가 그만큼 확대된다.

매일 항운운항으로 대만의 부가가치 높은 신선한 과일과 가공농산품을 화중(华中)과 동베이(东北) 지역으로 직송할 수 있다. 화물운송과 통관시간의 단축으로 원가절감도 15~30%에 이를 전망이다.

또 대만 양식업의 대륙 연안도시 시장개척에도 큰 도움을 주게 된다. 대만의 연간 생산량 1.6톤에 달하는 활어우럭중 1.2톤 가량이 홍콩을 통해 대륙으로 운송돼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해운직항을 통해 직접 각 항구로 운송돼 생존율 증가와 수익 증대에 큰 도움을 주게 된다. 해운운항을 통해서도 대만의 채소와 과일을 대륙으로 운송하게 된다.

우정분야에서는 중국의 베이징, 상하이 등 8개 도시와 대만의 타이베이, 까오슝 등 5개 도시간 항운과 해운 항로를 통해 각종 우편물을 운송한다.

이번 협상에서 눈길을 끄는 합의사항은 식품안전 분야이다. 양안무역 거래에서 발생하게 될 중대한 식품안전 사고문제에 대해서는 상호협력을 통해 즉각 대처한다는 게 골자다. 

   
 
이번 양안 협상에서는 2차례에 걸친 대표회담을 통해 4개항에 대해 합의를 이뤘다. 중국측 천윈린 회장(사진 왼쪽)과 대만측 장빙쿤 이사장이 합의문에 서명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장빙쿤 이사장은 “이번 합의는 양안 주민왕래와 경제합작을 더욱 간편하게 만드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며 “양안 주민복리와 관계발전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또 4개항 합의서명 외에도 대륙주민의 대만여행 조치를 개선하고 양안간 공상, 항운, 금융 등 합작문제에서도 많은 인식을 함께 했다.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왕이(王毅) 주임은 “양회(两会) 제도화 협상은 이미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며 “양안관계 발전은 양안의 복리와 평화, 공동희망,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해 전대미문의 밝은 전망을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천윈린 대표단 일행은 이번 방문에서 마잉주(马英九) 총통, 우보숑(吴伯雄) 국민당 주석 등도 잇따라 만났다./베이징=이건우 통신원

아주경제연구소 기자 aj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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