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열·해양·소수력, 대자연 에너지화

2009-01-0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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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과 바다 속은 에너지의 보고이다. 수십미터에서 수킬로미터까지 땅 속을 파고들면 원래 갖고 있던 뜨거운 물과 암석 등이 존재하는데 이를 에너지로 활용한 것이 지열이다.

태양이 열을 발산하면 절반 정도는 땅 속으로 스며드는데 깊이에 따라 다르지만 적게는 10~20℃, 많게는 40℃∼150℃ 이상 유지한다.
물에너지는 개발 잠재력이 좀더 크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을 능가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물은 공기보다 밀도가 850배 정도 더 높아 에너지 창출량도 비례해 늘어나기 때문이다.


바닷물은 태양에너지처럼 비오는 날에 대한 걱정도 없고 풍력에너지처럼 듬성듬성 생기지도 않아 바다가 존재하는 한 무한한 에너지인 셈이다. 에너지 위기로 고민하는 요즘 한 번쯤 생각해볼 일이다. 

◆[지열]LG전자·삼성건설, ‘지열 히트펌프 선도’=국내 일부지역의 땅 속 1~2킬로미터 아래는 약 80℃ 정도로 직접 냉난방에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들어있다.

지열은 태양과 지구가 존재하는 한 계속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이지만 일본과 이탈리아 등과 같은 화산지대가 거의 없어 땅 속 깊은 곳의 열을 이용하기는 쉽지 않다.

현재 국내에서는 지하 100∼150미터 깊이의 지열을 이용하기 위한 시스템 개발이 한창이다.   

2000년대 이전의 지열연구는 기초자료 확보를 위해 일부 지역을 상대로 지열자원을 탐사하는 정도였지만 그 이후엔 지열펌프를 활용한 건물 냉난방 시스템의 실증과 지중열교환기 성능 확보를 위한 연구에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

국내의 지열 열펌프 시스템은 공공기관의무화 제도 이후 보급량은 급증했다. 

에너지관리공단의 한 관계자는 “올해 10월말 기준으로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등록한 2570여개 업체 가운데 지열 전문 업체는 약 700여개로 전년 동월대비 200여개 업체가 늘었다”고 말했다.

히트펌프를 이용하는 지열이용 시스템은 운영비가 기존의 설비에 비해 적은 반면 초기투자비가 커 경제성이 다소 약한 것이 흠이다. 향후 효율이 높아진다면 보급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 기업체에서 지열을 이용한 히트펌프 사업은 LG전자가 선구를 달리고 있다. 회사는 땅 속의 온도가 외부 환경에 관계없이 일정하다는 측면을 활용해 신냉난방시스템을 개발했다.

여름에는 바깥 보다 시원한 공기가, 겨울에는 따뜻한 공기가 내부로 들어오도록 만들어 연간 30~50% 에너지 절감을 실현하고 있다.

LG전자는 부산대 제1교수연구동에서 7개월간 지열 히트펌프 시스템을 시범 운영해 기존 공랭식 냉난방 보다 50% 높은 효율과 50% 낮은 비용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삼성건설도 연중 15도 정도의 땅 속 열을 이용한 냉난방시스템을 대구 달성래미안에 국내 처음으로 적용해 연간 17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였다.

이화여대 캠퍼스센터도 대규모 수평형 지열시스템을 국내 처음으로 도입해 연간 전기료를 2500만원 정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지택 신재생에너지협회장은 “공공기관 입찰은 주관기관의 낮은 기초금액 제시로 무리한 수주경쟁과 더불어 수주권리를 포기하는 사태가 빈번하다”면서 “기준 가격에 부합하는 입찰 기초금액 제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또 “지중열 교환기 부분과 기계실 장비의 하자 보증 기간을 이원화 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계실 장비는 ‘건설산업기본법’처럼 2년 보증이 합당하다”고 말했다.
 
◆[해양]포스코건설·대우건설·롯데건설, ‘조력발전 실용화 관심커’=바다에서 전기를 얻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조력과 조류, 파력, 해양온도차 발전 4가지가 있다.

조력 발전은 바다에서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밀물과 썰물을 이용해 바닷물을 저장할 수 있는 저수지를 만들고, 밀물과 썰물에 따라 달라지는 해수면의 차이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기본원리는 수력발전과 비슷하다. 정부는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조력발전 시스템 개발에 총 269억원을 지원하고, 시화호와 가로림만, 강화갯벌, 인천만, 천수만 등에 조력발전소 건립을 추진중이다.

25만4000KW급인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2009년말까지 한국수자원공사가 맡아 추진하며 연간 발전량은 5억5200만KWh 정도다. 9미터 정도 조수간만의 차를 보이는 서해안 특성상 하루종일 발전이 가능하다.

충남 태안에 위치한 가로림만은 1970년대부터 조력발전소 건립을 검토해오다가 2007년 10월에 서부발전과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이 참여해 조력발전을 짓고 있다.

조력발전소는 운영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연간 86만2000배럴(390억원)의 유류 대체효과와 31만5000톤의 이산화탄소 저감효과를 발휘한다.    

조류 발전은 바닷물의 흐름이 빠른 곳에 수차발전기를 설치해 전기를 만들어낸다. 정부는 2001년부터 2020년까지 조류발전 시스템 개발에 총 495억원을 지원하고, 울돌목과 장죽수도, 맹골수도 등에 조류발전소를 짓고 있다.

특히 전남 진도의 울돌목은 2007년에 1000KW급을 완공했고 현재 100MW급 설치를 추진중이다. 울돌목은 이순신 장군이 빠른 물살을 이용해 왜군을 물리친 유명한 곳으로 소규모 시험 발전장치를 운영하고 있다.

파력 발전은 파도의 상하와 수평운동, 파도에 의한 수중압력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정부는 2000년부터 2020년까지 파력발전 시스템 개발에 총 332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제주도나 울릉도, 독도 등 파도가 센 곳이 에너지를 만들기도 유리한데 현재 제주도에서 테스트를 하고 있는 정도이다.

해양온도차 발전은 표층의 더운 바닷물과 저층의 찬 바닷물의 온도 차이를 이용한 발전으로 수심이 깊은 동해안에서 활용할 수 있다.
국내에선 아직 연구개발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수온차가 17℃ 이상일 때만 경제성이 있는데 국내는 사계절이 뚜렷한 관계로 경제성면에서 떨어지고 있다.

◆[소수력]포스코·남동발전, ‘소수력발전 황무지 개척’=소수력발전은 대규모 수력발전과 원리면에서 차이는 없으나 환경에 영향을 덜 주면서 주변 환경과 잘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소규모 수력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소수력의 중요 설비는 수차(Turbine)이고 수차의 회전력은 하천이나 저수지 낙차에 의해 발생한다.

국내 소수력 개발은 1982년 ‘수력 개발 활성화 방안’이 나오면서 비롯, 현재 전국 40개소의 소수력발전소가 운영중이고 하천(15개소)과 기존 댐(11개소), 저수지(5개소), 하수처리장(3개소) 정도이다.

발전설비 용량은 총5만3408KW로 의암댐의 발전용량 5만KW에 근접하는 용량이지만 외국에 비하면 아직 미미하다. 

수력자원면에서 소수력발전소 건설이 활기를 띄지 못하는 이유는 수력발전소 운영에 따른 경제성이 좋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소수력발전소의 경제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국내 수력자원 특성에 적합한 중저낙차용 수차발전기 국산화 개발과 이에 따른 제작비와 유지비 절감이 필요한 실정이다. 

국내에서는 1988년부터 2007년까지 소수력 분야 12개 과제에 총 75억원을 투자했으며 그 중 정부에서 48억원을 지원했다.

기술개발 내용으로는 1999년까지 카플란수차 설계기술과 국산화 개발, 튜브라·횡류형 수차 등을 개발했으며 카플란·프란시스 수차는 현재 상용화 단계에 있다.

소수력 시스템의 최적화 운영을 위해 무인화설비와 계통병입 안전장치를 개발하고 실증연구를 추진하고 있으며 수력분야의 설비 국산화율은 75%수준이다.

향후 수력분야는 상용화를 위한 기술개발인 설비표준화와 효율향상기술, 시스템자동화기술을 중점 개발할 계획이다.

국내 몇몇 기업들도 소수력 발전을 이용, 수익을 올리고 있다. 포스코는 수어댐에서 광양제철소로 공급되는 산업용수의 위치에너지를 이용, 전력을 생산하는 광양 소수력 발전을 통해 연간 2685톤의 온실감스를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7월엔 광양 소수력 발전사업이 친환경에너지사업인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으로 인정받아 유엔(UN)기후변화협약 CDM사업 항목에 공식 등록됐다.

한국남동발전은 냉각수 낙차를 이용한 소수력 발전으로 연간 24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지난 6월에는 연간 약 17톤 규모의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인정받기도 했다.

김준성 기자 fresh@
최소영 기자 yo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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