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첫 흑인대통령 선택..역사를 새로 쓰다

2008-11-0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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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검은혁명'..경제위기속 예고된 압승
민주당 상.하원 입법부 석권..주지사 선거도 이겨
매케인 "패배인정"..부시 "당선 축하"
(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김병수 특파원 = 미국 민주당 버락 오바마(47) 대선후보가 마침내 미 건국 이래 처음으로 흑인 대통령에 당선, 새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활짝 열었다.

   오바마 후보는 4일(미국 현지시간) 실시된 대선에서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에게 압승을 거둬 제44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러닝메이트인 조지프 바이든(65) 상원의원은 부통령 후보에 당선했다.

   오바마 후보는 선거인단 집계 결과, 5일 오전 1시 (한국시각 5일 오후 3시) 현재 캘리포니아, 오하이오, 플로리다, 버지니아주 등 27개주에서 338명을 확보해 19개주에서 155명을 얻는데 그친 매케인을 더블스코어 차로 따돌리고 대승을 확정지은 상태다.

   이 시각까지 개표결과가 집계되지 않은 곳은 알래스카, 몬태나, 인디애나, 미주리, 노스캐롤라이나 등 5곳이다.

   이로써 공화당 출신인 조지 부시 대통령의 집권 8년 이후 민주당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지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은 당선이 확정된 직후 자신의 상원의원 지역구인 일리노이주 시카고 그랜트 파크에서 열린 대규모 야외 지지자 모임에 참석, 연설을 통해 "변화가 미국에 오고 있다"고 당선 일성을 밝혔다.

   오바마 당선인은 "가파른 길이 앞에 놓여 있다. 단결을 해야 한다"면서 경쟁자인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에 대해서는 "이번 선거에서 열심히 싸웠으며 그와 함께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가 이제야 탄생한 것"이라면서 여러분이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나를 지지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직면한 국가 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라며 위기극복을 위한 국민단합을 강조했다.

   앞서 그는 서부지역의 개표가 끝나기도 전인 이날 오후 11시(한국시각 5일 1시) 미국 언론사들의 출구조사 결과, 297명을 확보해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오바마 당선인은 대공황 이후 최악으로 불리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해결해야 하는 등 국내외적인 도전과제를 안고 내년 1월 20일 취임하게 됐다.

   오바마 당선인은 미 건국 232년 이래 처음으로 탄생한 흑인대통령이라는 점 하나만으로도 미국의 정치는 물론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전에 없는 변화의 바람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현역 상원의원으로서 워런 하딩, 존 F 케네디 이후 사상 3번째로 백악관으로 직행하는 기록도 세웠다.

   그는 개표초반 매케인 후보와 버지니아, 미주리, 오하이오주 등지에서 접전을 벌였지만, 개표 종반 뒷심을 발휘해 역전을 이끌어냄으로써 최대 선거인단 55명이 걸려있는 캘리포니아주 개표결과와 관계없이 승리했다.

   그는 특히 지난 2004년 민주당 존 케리 당시 후보가 패했던 오하이오(20), 아이오와(7), 뉴멕시코(5), 버지니아주(13) 등지에서 승리, 대승을 예고했다.

   특히 버지니아주는 지난 1964년 이후로 민주당 출신 대선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던 공화당의 텃밭이다.

   오바마 후보의 당선은 지난 9월 중순 이후 3차례의 TV토론과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견고한 우위를 감안하면 예고된 승리로 받아들여진다.

   선거를 앞두고 우려했던 이른바 `브래들리 효과(여론조사에서 흑인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한 백인 유권자들이 정작 투표장에서는 백인 후보에게 투표하는 현상)'는 일어나지 않았다.

   매케인 후보는 선거 직전까지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확실한 열세가 예상됐던 인디애나, 오하이오, 버지니아주 등 대표적인 격전지에서 예상 밖으로 선전했지만 막판에 오바마에게 속속 역전을 허용했다.

   매케인 후보는 오바마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직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지지자 모임에 참석해 대선패배를 인정했다.

   매케인 후보는 "오랜 여정을 끝내야 할 때가 됐다"면서 "오바마 상원의원은 역사적인 승리를 통해 자기 자신과 미국을 위해 대단한 일을 해냈으며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도 오바마 당선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대통령 당선을 축하했다.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순조로운 정권이양을 약속했으며, 빠른 시일내에 백악관을 방문해 달라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오바마 당선인에 힘입어 대선과 함께 실시된 상.하 의원 선거와 주지사 선거에서도 승리할 것으로 예상돼 대선-의회-지방선거를 석권하는 `트리플 크라운'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총 100명 가운데 35명을 교체하는 상원선거에서는 민주당이 현재 의석에서 5석을 보탠 56석을 차지, 40석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공화당을 누르고 상원 다수당이 될 전망이라고 ABC뉴스는 전했다.

   또 435명 전원을 새로 뽑는 하원선거의 경우, 민주당이 현재 의석에 8석을 추가해 243석으로 과반의석(218석)을 유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모두 11개 주에서 실시된 주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노스캐롤라이나 등 7개주에서 승리, 인디애나 등 4개주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공화당을 제압할 전망이다.

   이번 대선은 조기투표에서 이미 3천만명에 가까운 유권자가 투표를 마친데다 이날도 기록적인 규모의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나옴에 따라 역대 최고투표율이 작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미 언론의 분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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