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미 대통령 뽑는 '선거인단 간접선거제도'는 어떤 제도?

2008-11-05 14:19
  • 글자크기 설정
2008년 미국 대선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만큼 미국의 독특한 선거제도인 선거인단 간접선거제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미국은 대통령을 국민이 직접 선출하지 않는다. 주별로 선거인단을 선출, 이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결정하는 일종의 간접선거제도인 것이다.

대통령 선거인단 수는 모두 538명으로 주별로 상원(100명), 하원(435명)의원 수를 합친데다가 연방의원이 없는 워싱턴 D.C의 선거인단 3명을 추가한 숫자다.

또 메인주와 네브래스카주 2곳을 제외하고 워싱턴 D.C.와 나머지 48개주는 승자독식제로 선거인단을 뽑는다. 즉 주 선거에서 단 한 표라도 더 많이 얻은 후보자가 그 주에 할당된 선거인단을 `싹쓸이'하게 된다.

따라서 미국 대통령 선거는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선거이며 이날 선거에서 선거인단 수 270명 이상을 확보하는 후보가 이후 실시되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대통령에 공식 당선되게 된다.

그러나 선거인단 간선제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도 미국 전역의 유권자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가 선거인단 확보 수에서 뒤질 경우 대통령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00년 조지 부시 대통령과 앨 고어 후보 대결 때 고어가 유권자 투표에서 더 많은 득표를 하고도 선거인단 수 확보에서 뒤져 대선에 패배한 것과 같은 사례는 지금까지 모두 4번 있었다. 앞으로도 이런 `황당한 경우'가 계속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선거인단 간선제는 연방제를 채택하고 있는 미국의 전통이 반영된 것으로 연방헌법 2조1항에 명시돼 있다. 따라서 선거인단 간선제를 바꾸기 위해선 헌법을 고쳐야 하는 게 문제다.

이 떄문에 간선제 폐지보다 보완론이 지지를 얻고 있다.

그동안 미국 대선에서 각 주들은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우세주)',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우세주)', `스윙스테이트(Swing State. 공화당.민주당 우세를 단정지을 수 없는 주)' 등으로 구분돼 왔다.

후보들은 주별 유권자 투표에서 단 한 표만 더 얻으면 선거인단을 독차지하게 되므로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은 특정 정당이 우세한 지역에선 아예 선거운동을 제쳐놓다시피 하고 오로지 `그네주'에 매진해왔다.

일례로 유타주의 경우 지난 44년간 민주당이 단 한번도 대선에서 이겨보지 못한 공화당 압도적 우세주이기 때문에 버락 오바마 후보는 아예 유타주에서의 선거운동은 포기했다.

간선제가 폐지.보완될 경우 모든 주에서 선거운동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한편 현행 간선제 유지에 찬성하는 일부 전문가들은 만약 미국도 직선제를 도입할 경우 재검표 사태를 낳았던 지난 2000년 플로리다주의 상황이 매번 50개 주에서 재현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간선제 폐지 또는 보완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현재 유권자수가 850만명인 캘리포니아주의 주지사 선거의 경우 직선제를 실시하고 있음을 거론하며 1억2천만명이 투표하는 대통령 선거에도 적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일각에선 대통령 선거인단이 `소신'에 따라 대통령을 뽑을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런 보완책도 별로 실효성을 갖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 선거인단 총합계 2만1000명 가운데 애초 자신이 지지했던 후보에게 표를 던지지 않은 `반란표'는 고작 11명이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나현 기자 gusskrla@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