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는 3일 "한국은 높은 인터넷 보급률과 첨단의 게임 및 모바일 기술을 갖춘 나라인 만큼 한국 기업들과 제휴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발머 CEO는 이날 오전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성장동력포럼과 IT 이노베이션 포럼이 공동 개최한 특별강연에서 "전 세계적인 MS의 중요한 파트너 회사들 중 한국 기업들이 여럿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발머 CEO는 세계 경제가 어려운 상황일수록 기업들이 성장과 혁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고 위축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MS는 투자를 줄이지 않을 것이고 이미 주주들에게 2009 회계연도 운영비용을 40억달러 더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이는 비용 증가액으로는 가장 큰 규모"라고 전했다.
그는 "정보기술은 어떤 사업이든 가장 현명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므로 IT 비용을 줄이겠다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비용 대비 효과를 봐야 한다"면서 "갈수록 최고의 테크놀로지를 사용하게 되므로 비용은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MS의 성공전략을 ▲기술개발 업체들에 대한 광범위한 투자 ▲최고의 인재 확보 ▲장기적 목표 수립 및 추진 등으로 꼽았다.
발머 CEO는 한국 IT 기업 등이 구체적으로 개선해야 할 점과 관련해 "무엇보다 고객들이 뭘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며 "한국은 수준 높은 국내 시장이 있기 때문에 유리할 것"이라고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이날 강연회에 참석한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미국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게 될지 묻자 "매일 새로운 여론조사 결과를 접하다 보면 마치 주식시장을 보는 것 같다"며 "조사결과대로 오바마가 이길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두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미국 및 세계 경제가 좋아질 것으로 믿는다"고 답했다.
앞서 `경기침체기의 IT 관리 및 역할'이라는 주제로 첫 발제를 맡은 맥킨지 파트너는 IT를 활용하면 사업 전반에서 개선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 파트너는 "IT를 활용하면 공급망과 물류를 재분석해 납기와 재고 관리를 강화할 수 있고 현장 지원인력 및 고객지원 센터에 대한 관리 효과도 높일 수 있다"며 "비용절감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IT 기술을 통해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작업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에는 김 윤 ㈜삼양사 회장, 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 총장,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윤석경 SK C&C 사장, 김정태 삼성증권 고문, 성창모 효성기술원 원장, 황 수 GE코리아 사장, 딘 드라퍼 한국바스프 사장, 정국현 삼성전자 부사장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 일본, 호주 등 아시아 3개국 방문 첫 일정으로 방한한 발머 CEO는 이날 강연을 마친 뒤 오전 10시에 현대.기아차 사옥에서 개최된 `차량 IT 혁신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양사의 기술협력 강화에 대해 논의했다.
발머 CEO는 LG전자 남용 부회장과 만나 스마트폰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또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삼성전자 옴니아폰 론칭 행사에 참석해 삼성전자 이윤우 부회장, SK텔레콤 김신배 사장 등 업계 관계자와 잇따라 회동을 가진 뒤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