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신융위기 여파로 노동시장 '비상'

2008-11-03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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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신용위기 여파가 실물경제에 충격을 가하기 시작하면서 중국 노동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2일 글로벌 금융위기로 선진국 시장의 수요가 감소하고 이들 시장으로의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중국의 중소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하거나 경영난을 겪으며 실업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한 금융 부문을 비롯한 산업 전반에 대한 불안으로 대학생들뿐만 아니라 사무직 종사자들도 가장 안정적인 직업으로 공무원을 꼽고 공무원 시험에 몰리고 있어 경쟁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신용위기로 2009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2000만 개의 일자리가 희생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용위기 발생지인 미국의 골드만삭스, 코카콜라, 모토로라, 알코아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이미 감원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20만 명의 실업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경우 2조 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와 여유로운 정부 예산, 자본시장의 통제 등의 조건을 갖추어 금융 폭풍으로부터의 직접적인 파급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됐다.

그러나 북미와 유럽 등 선진 시장으로부터의 수요가 약화되며 이들 시장으로의 수출의존도가 높은 중국의 실물 경제가 타격을 받기 시작하며 실업 문제의 심각성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중국 연안지역의 수출형 기업들은 치솟는 임금과 해외 고객들의 주문이 감소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 남부 광동성에 위치한 많은 장난감 공장들이 줄줄이 도산했고 지난 10월 초에는 상장기업인 홍콩의 대형 완구제조업체의 공장 두 곳이 문을 닫아 약 7000명의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중국사회과학연구원의 왕더원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노동집약적, 수출형 중소기업들이 받는 영향이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중국을 '세계의 워크샵'으로 만들어낸 이들 수출형 기업들은 대다수가 중소기업으로 시장변화에 대해 취약한 면모를 보이지만 매년 2000만 개의 신규 일자리 가운데 70%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중국의 수출성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27.1%로부터 다소 하락한 22.3%에 그쳤다.

1~3분기 국민총생산(GDP) 성장률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3%포인트 줄어든 9.9%에 머물렀다.

왕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가하기 시작한 가운데 결정적인 대책방안이 없다면 전반적인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실업에 대한 불안이 직장인들뿐 아니라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까지 확산되어 공무원이 가장 안정적인 직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 중국 총칭에서 개최된 고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구직정보지를 살피고 있다.

국제관계대학의 후펑링 교수는 대학 졸업생의 최소 70%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고 일부 학생들은 신용위기 발발 후 안정된 직장을 최우선 순위로 생각해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차이나유스데일리가 포탈사이트인 넷이즈닷컴(Netease.com) 웹사이트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 참여자 2440명 가운데 약 86%가 공무원 시험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 해 2000만 명에 달했던 공무원 시험 응시자는 올 한해 100만 명 이상이 늘어났으며 온라인 응시 웹사이트는 오픈 첫 날 수백만의 방문자로 인해 서버가 일시 다운되기도 했다. 

공무원 시험 경쟁률 역시 지난해 1:60이었던 것이 올해는 1:78로 높아졌다.

한직이었던 중국장애인연맹(CDPF) 공무원 채용 시험에도 4500명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은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이 공무원 시험 응시자의 주요 구성원이었으나 올해는 사무직에 종사하고 있는 직장인들의 응시비율이 높았다.

   
 
사진: 총칭에서 열린 고용박람회에 몰린 인파.

HR 서비스 제공업체인 짜오핀의 허웨이 이사는 금융위기가 계속되는 동안 제조업 부문에 고용 여력이 생기기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자동차와 철강은 전보다 적은 수라도 고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해외 수요의 하락이 경제 성장 둔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내수 자극을 통해 고성장율을 지속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다행히도 당국이 추진하는 일련의 정책들이 더 많은 소비를 자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초 발표한 토지경작권 관련 방안의 경우 중국의 광활한 농촌지역에서의 소비를 자극할 수 있을 것이며 내수와 일자리 창출은 물론 농촌수입의 증가가 정부의 최저 곡식수매가격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사회기반시설 건설 역시 수요와 일자리를 동시에 만들어내는 한 방법으로 당국은 지난 주 철도 건설 사업 계획에 대해 2조 위안의 예산을 승인하고 이를 통해 150만 명에게 고용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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