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EO들 "최근 폭락장 100년만에 기회"

2008-10-28 14:53
  • 글자크기 설정

미래ㆍ삼성ㆍ현대등 사장단 연일 바닥론 강조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최근 폭락장을 저점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얼어붙은 투지심리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8일 미래에셋에 따르면 박현주 회장은 최근 전국 증권사 지점장회의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7배로 과매도 상태에 있다. 지금 증시는 100년 만에 한번 있을 투자기회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과 김성태 대우증권 사장,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을 비롯한 증권사 CEO들도 지점장회의나 창립기념식, 이메일을 통해 증시 바닥론을 역설하고 있다.

최경수 사장은 코스피지수 900선이 무너진 전날 40만 고객에 보낸 이메일에서 "증시가 비관적인 시각과 공포감이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오일쇼크나 블랙먼데이, 외환위기 같은 악재를 극복했던 것처럼 현재 위기도 머지않아 안정될 수 있다"고 전했다.

최 사장은 "낙엽이 지고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봄날이 찾아오는 것처럼 주식시장에도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올 것이다. 힘을 내서 어려움을 이겨내자"고 덧붙였다.

금융위기를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자는 제안도 있다.

김성태 사장은 23일 제38주년 창립기념식에서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세계 금융시장으로 확산하면서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위기를 절호의 기회로 생각하자. 아시아 대표 글로벌IB 도약이라는 중장기 비전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준현 사장도 17일 제26주년 창립기념식에서 "지금 시장이 어렵다고 위축되서는 안된다. 크게 생각하고 멀리 보면서 용기와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김성태 사장과 이동걸 굿모닝신한증권 사장, 진수형 한화증권 사장은 시장신뢰 회복을 위해 국내 대표주식을 직접 매입하는 '우리주식 갖기 운동'을 결의했다.

외국계 증권사 CEO 가운데는 최근 외국인 투자자가 매도공세를 지속하는 것에 대해 질타하기도 했다.

존 워커 한국맥쿼리증권 회장은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국투자설명회에서 "한국시장 펀더멘털(내재가치)은 매우 탄탄한 만큼 지금은 가치투자를 하기에 좋은 시점이다. 맥쿼리증권은 한국시장에 대해 외국인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관념을 바로잡을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사 CEO들이 바닥론을 역설하는 데 대한 투자자 평가가 곱지만은 않다. 올해 줄곧 매수의견으로 일관하며 손실을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잃게 한 증권사 CEO들이 최근 폭락장에서 또 매수를 주장할 수 있냐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향후 1~2년간 경제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투기를 조장하는 느낌이다. 앞으로 발표될 미국기업 실적과 경제지표가 안 좋을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 투자하면 손실을 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아주경제'(www.ajnews.co.kr) 무단 전재 및 배포 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