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이전이냐, 재건축이냐'를 놓고 내홍을 겪어왔던 서울시 송파구 가락 농수산물 도매시장이 내년부터 재건축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적절한 이전 부지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락시장은 재건축을 통해 수영장, 공원 등을 갖춘 테마공원형 재래시장으로 변모하게 된다.
서울시는 가락시장의 이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 재건축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하고 테마공원형 시장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시는 이에 따라 전체 부지의 절반 이상을 공원으로 조성하고 조경시설과 농경체험장을 만들어 농수산물 도매시장의 특색을 살릴 계획이다.
또 산책로와 쉼터·만남의 광장·옥상 휴게 공간 등을 꾸미고, 시장 관리시설이나 주차시설 등은 지하로 넣어 이용객들의 편의를 개선할 방침이다.
아울러 시는 내년 초 아이디어 공모를 거쳐 내년 8월께 기본개발계획을 확정하고 오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번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기까지 해결해야할 암초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시는 가락시장 재건축 계획 입안 당시 5040억원으로 추산된 공사비용을 국고 30%, 시예산 30%, 농산물가격안정기금 융자 40%의 비율로 충당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내년도 정부 예산안엔 가락시장 재건축 사업비가 책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또 시는 이번 재건축 사업을 시장 거래는 유지하면서 단계적으로 공사를 해나가겠다고 밝혔지만 일부 상인들과 시장 관계자들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국회의 예산 심의과정에서 가락시장 재건축 사업 지원금이 책정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재건축 사업을 통해 가락시장은 수영장 등 편의시설을 갖춘 도매시장으로 주민들이 쇼핑과 함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지난 전체면적 43만1900㎡에 달하는 가락시장의 주요 시설이 노후화되고 교통혼잡과 쓰레기, 악취 등에 따른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자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으로 3단계에 걸친 시설현대화사업을 추진하겠다고 2006년 10월 발표한 바 있다.
1985년 6월 개장한 가락시장은 하루평균 13만여명이 이용하고, 국내 전체 농수산물 물동량의 35%, 수도권 전체 물동량의 약 60%가 거래되는 대형시장이다.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