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보험사의 파생상품 투자 규모가 매년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파생상품 거래가 대형사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금융감독원이 보험사 파생상품 현황에 대한 공개를 거부하고 있어 한국판 AIG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성남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이 1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5년부터 보험사의 파생상품 투자가 매년 1~2조원씩 늘고 있으며 생보, 손보 모두 대형사에 파생상품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생보사의 경우 삼성, 교보, 대한 등 3개 대형사가 파생상품 잔액의 81%에 달하며, 손보사도 삼성, 현대, LIG, 동부 등 4개사가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 의원은 "파생상품 거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금감원에 보험사별 파생상품 투자 잔액을 요청했으나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며 "이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키코 때문에 파생상품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가 높아 개별사에 대한 투자현황이 공개되면 의도하지 않았지만 큰 파장을 몰고 올수 있다며 거부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자산 규모가 작은 기업들도 파생상품 투자 사항에 대해 자발적으로 공시를 하고 있는데 금감원이 자발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이를 두둔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키코 계약 기업과 은행에 대한 제대로 된 실태조사 한번 없이 기업들의 피해를 방치하다 뒤늦게 일제 점검에 착수했지만 지금까지 구체적인 파생상품 수입 현황과 헤지 비율, 손실금액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감독당국에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