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위기 한파가 중동 부동산 시장에도 강하게 몰아치고 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중동 부동산 가격이 출렁이고 있는 가운데 매매 역시 급속히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부동산 시장에서 일반화된 '오프-플랜'(off-plan) 매매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이같은 흐름은 해외 투자자와 현지 투자자를 구분하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고 아라비안비즈니스가 15일 보도했다.
오프-플랜이란 아직 완공되지 않은 부동산을 미리 사놓는 매매를 뜻한다.
사진: 신용위기로 중동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 사진은 두바이 국제금융센터. |
플리핑은 시세 차익을 노린 단기 매매를 의미하는 속어로 글로벌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과 함께 부동산 거품을 막으려는 당국의 규제가 맞물려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UAE 모기지 자문기관인 존 차콜 두바이의 크리스 도멧 최고경영자(CEO)는 "중동 부동산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은 오프-플랜 마켓이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플리핑이 감소하면서 급등세를 지속했던 중동 부동산 가격은 일단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다시 오프-플랜 부동산에 대한 수요를 줄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는 결국 부동산 시장에서 투기 세력을 몰아내고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으로 재편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아라비안비즈니스는 분석했다.
도멧 CEO는 "최종 실수요자들은 오프-플랜 부동산과 이미 완공된 부동산 가격의 차이가 별로 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미 완공된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투자자들이나 투기 세력의 경우 초기 투자 부담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오프-플랜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금융위기와 부동산 시장 조정으로 금융권이 오프-플랜 매매자에게 대출을 억제하고 있다는 사실도 투기 세력 근절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글로벌 신용위기로 전반적인 투자자금이 위험 자산보다는 안정 자산으로 쏠리고 있다는 사실도 장기적으로 중동 부동산 시장에는 이익이 될 전망이다.
도멧 CEO는 "현재 시장에는 투기 세력이 많이 줄었다"면서 "실수요자들에게는 더욱 좋은 조건의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이같은 흐름이 결국 UAE 모기지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