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먼 "공포감 완화...각국 공조 긍정적"

2008-10-1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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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미 프린스턴대 폴 크루그먼(55) 교수는 13일 "매우 기쁘고, 놀랐다"면서 현재의 금융위기가 1930년대 대공황 때와 유사한 점이 많지만 유럽 정상 등 각국의 대응책 덕분에 공포감이 조금 덜해졌다고 밝혔다.

  크루그먼은 이날 프린스턴대에서 열린 전화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금융위기가 대공황과 유사점이 있다는 위기감을 표현하면서도 각국의 공조책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그는 "1990년대에 아시아를 강타했던 위기와 같이 심각한 위기를 지금 목격하고 있고, 이 위기는 대공황 때와도 몇몇 유사한 점을 갖고 있다"고 말한 뒤 영국 은행의 국유화와 자금시장 경색 해소를 위한 달러 무제한 공급, 글로벌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노력 등 유럽 정상들의 대응책 덕분에 "지난 금요일보다는 두려움이 다소 덜해졌다"고 설명했다.

   
 
사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뉴욕타임스(NYT) 컬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 조지 부시 미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해온 크루그먼은 이날도 NYT에 기고한 글에서 미 정부가 자본을 직접 투입하지 않은 채 부실자산 정리를 위한 7천억달러의 구제금융으로 시간을 허비했다고 비판한 반면 영국 정부가 공적자금 투입 등을 통해 금융위기 해소에 신속하게 나서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브라운 총리가 세계 금융시스템을 구할 것인지를 예단하기는 성급하지만 이번 금융위기에서 영국이 국제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브라운 총리와 알리스테어 달링 재무장관은 전 세계적으로 구제 금융의 성격을 규정했고, 다른 선진국들이 이를 따라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크루그먼은 회견에서 미국 경제 상황과 관련, "엔진 전체가 망가진 것이 아니라 특정 부분이 망가진 것"이라며 월가의 몰락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의 상당부분은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앞서 크루그먼은 지난달 15일 NYT에 기고한 글에서는 리먼 사태와 관련, 미국의 금융시스템이 오늘 또는 향후 며칠 안에 붕괴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지만 모기지 위기의 파장에 따른 숨은 위험이 여전해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아무도 알 수 없다면서 미 금융시장의 상황을 언제 누가 쓰러질지 모를 '러시안 룰렛 게임'에 비유하기도 했다.

 크루그먼은 또 지금의 위기상황을 90년대 말 아시아 금융위기와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유무역과 세계화의 영향, 그리고 세계적인 도시화의 이유 등에 대해 새로운 이론을 정립한 공로가 인정되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게 된 크루그먼 교수는 미국 예일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1977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박사학위를 취득, MIT 교수를 거쳐 현재 프린스턴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나현 기자 gusskrl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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