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지주사 전환하나?

2008-10-14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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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13일 보험사나 금융투자회사(증권) 등 비은행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 완화 방안을 내놓은 가운데 업계는 이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이나 당장 대기업의 지배구조 등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게다가 지주사의 자회사 형태로만 보험지주사가 비금융회사를 지배할 수 있도록 해 비금융회사와 지분관계가 얽혀있는 보험사들의 지주사 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생명을 중심으로 한 보험지주사로의 전환 가능성이 유력한 한화그룹은 이에 대해 “장기적인 검토사항이기는 하지만 현재 검토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현행 지주사 요건을 갖추기 위한 그룹 계열사간 지분 관계를 정리하는데 만만치 않은 비용이 소요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앞두고 대한생명 지분 조건부 매각 계획을 공시한 바 있는 한화 입장에서는 인수 이후에야 계열사 지분매각에 대한 플랜을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 지주사 전환을 생각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금산분리 시행으로 한화그룹과 대한생명에서 지주사 전환 검토를 하고 있을 수 있지만 아직 지시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보험사 중 유일하게 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한 메리츠화재의 경우 제조업 자회사는 물론 상호출자나 순환출자의 문제가 없어 이번 발표 내용과는 크게 상관이 없다.

메리츠화재는 메리츠증권과 메리츠종금의 지분을 각각 27.0%, 5.5% 갖고 있으며, 메리츠증권은 메리츠종금 지분 57.1%를 보유하고 있다.

자본금 100억원 규모의 메리츠자산운용(가칭)도 메리츠화재의 100% 자회사로 신설된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보험지주사 설립을 활성화한다는 이번 방안은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보험지주사 전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동부화재 역시 “지주사 전환은 기정사실화 됐으나 일정 등 구체적 세부안은 아직 제시된 것이 없다”며 “마스터 플랜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당장 지주사로의 전환은 어렵다”고 말했다.

동부화재는 동부생명과 동부증권 지분을 31.29%, 14.99%씩 보유하고 있다. 또 비금융회사인 동부건설과 동부제철 지분도 각각 13.7%, 6.4% 갖고 있으나 보험지주사로 전환하려면 이를 정리해야 한다. 

흥국금융그룹도 지주사 전환을 검토하고 있지만 뚜렷한 시기나 방법은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흥국쌍용화재는 비금융회사인 태광산업이 59.7%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대한화섬은 흥국생명 지분 9.9%를 갖고 있다.

흥국그룹 역시 동부그룹과 마찬가지로 지주사로 전환하려면 대대적인 지분조정이 필요하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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