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테러지원국 해제…국내 산업계에는 ‘호재’

2008-10-1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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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금융위기 사태가 전세계 경기를 침체의 늪으로 떨어뜨리면서 한국의 실물경기마저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지난 20년동안 유지해 온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 해 한국 경제에 호재로 작용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13일 산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조치는 국내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몰고 올 것은 분명하지만, 단기간의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금강산 및 개성 관광사업을 벌이고 있는 현대그룹과 개성공단에서 경협사업을 추진중인 기업들은 이번 테러지원국 해제조치를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면서도 좀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와 관련 금강산 관광사업이 중단된 지 3개월째를 맞고 있는 현대아산 관계자는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조치가 북핵문제를 진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은 호재지만,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진행과정을 더 지켜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이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에 호재이기는 하나, 금강산관광 제재조치도 풀 수 있는 조건은 아니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남북 경협사업을 추진중인 업체들이 시종일관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비록, 미국이 북한에 대해 테러지원국 해제조치를 내렸다고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모든 규제조치가 풀린 게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2006년10월 실시했던 핵실험으로 인해 UN안보리 차원의 규제(일명,  UN1718조치)도 받고 있는 상태여서 이번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조치는 그동안 북한이 받았던 국제사회 규제 중 일부만 해제된 것이라는 얘기다.

◆장기적으로 남북 경협 사업에는 ‘큰 호재’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이번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가 남북 경제협력사업에  큰 호재가 될 것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개성공단에서 사업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은 큰 호재를 맞난 것이나  다름없다.

한∙미 FTA협상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였던 개성공단 제품에 대한 원산지표시 문제가 이번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로 한∙미간 통상마찰에서 빗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개성공단에는 노트북 컴퓨터마저 통제될만큼 대북 전략물자 반출은 철저히 차단되어 왔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대북 전략물자 반출에 숨통을 트이게 하면 침체일로를 걸어왔던 개성공단 회생에도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는 그동안 엄격하게 운영되어 왔던 전략물자 대북 반출규제가 다소 완화되면서 남북경협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동북아 에너지∙물류협력 물꼬틀까

아울러 이번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는 북한을 경유하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정부가 추진중인 러시아산 천연가스 도입사업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러시아를 국빈자격으로 방문, 러시아 사할린으로부터 북한을 경유하는 파이프라인을 깔아 가스를 도입하자고 러시아측에 제안한 바 있다.

전력도 연해주에서 북한의 전력망을 거쳐 수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아울러 북핵 불능화 조치 일환으로 미국과 북한이 이번에 합의한 내용을 추인하기 위한 6자회담이 이달말쯤 열릴 예정이어서 검증의정서가 추인되고 나면, 그동안 중단됐던 중유 95만t 상당의 경제∙에너지 지원도 재개될 수 있어 남북간의 물류∙에너지 협력사업도 물꼬가 트일 것으로 보인다.

박재붕 기자 pj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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