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 본 입찰을 앞둔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이 예상 밖으로 잠잠하다. 포스코, 현대중공업, GS, 한화 등 인수전 ‘4파’가 대우조선 실사에 본격적으로 나섰으나 기대만큼의 성과물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에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들 4개 업체는 매각주체인 산업은행에 추가적인 정보공개를 요구하고 있음은 물론 대우조선 해외 자회사를 직접 방문, 현지실사를 추진한다는 계획도 일부에서 감지되고 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는’ 격이다.
하지만 정작 대우조선 새 주인으로서 누가 가장 적합한지 여부는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단점’과 관련한 논란은 이번 인수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 4개 업체는 이를 사전에 철저히 봉쇄한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현대중공업, GS, 한화의 ‘아킬레스건’을 짚어봤다.
◆ “대우조선이 필요한 것은 강력한 리더십”
조선업과 특별한 인연이 없었던 한화. 이는 ‘경험부족’이라는 지적과 곧장 연결된다.
이를 염두에 둔 듯 한화 관계자는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경영을 통해 대우조선을 경영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한화는 대우조선이 조선/해양/에너지의 실질적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도약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한생명의 경우도 투명한 이사회 및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경영을 통해 놀라운 성과를 기록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대우조선은 부실화를 겪은 이후 공적자금이 투입돼 회생한 기업”이라면서 “그 동안 대우조선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무엇보다 필요해왔던 것은 높은 수준의 선박제조 기술 확보보다는 확고한 전략적 방향성 제시와 강력한 리더십이었다”고 주장했다.
관련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김승연 회장의 리더십이 기술력과 무관한 대우조선의 부족분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
그는 “한화는 단기성 과창출이 아닌 중장기적 비전 달성의 관점에서 대우조선에 대한 과감한 투자 및 혁신적인 사업모델 제시 등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룩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터진 김승연 그룹회장의 보복폭행사건도 한화 입장에서는 신경 쓰인다. 기업 도덕성 항목과 관련해 적지 않은 심적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미국발 금융위기와 관련 한화의 ‘인수실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새나오고 있다. 자금유동성 경색상황이 세계적으로 확산추세에 있어 6조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대우조선의 ‘몸값’을 마련하기가 수월치 않은 것이라는 전망이 그 배경에 있다.
포스코와 현대중공업 등 타 경쟁업체가 대우조선 인수를 단독으로 추진할 만큼 현금성 자금여력이 충분(5~7조원대)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현금성 자산 2조원에 비상장사 상장 또는 유동화, 재무적 투자자 등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선 한화는 외견적으로 그 여유가 덜해 보인다.
이 관계자는 “인수자금 중 자기자금의 비중이 높은 편”이라면서 “외부에서 조달해야 하는 자금은 상당기간 외부 투자자와 최악의 상황을 감안해 협의를 진행해온 사항이라 자금조달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 “대우조선 인수 후 그룹 부채비율 150%로 유지”
이 밖에도 한화가 타 경쟁업체들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것도 한화 입장에서는 골칫거리다. 재무구조와 자금건전성 항목에서 마이너스 요인이 될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는 “그룹의 가용현금과 자산 매각 및 유동화, 대한생명 등 우량계열사 상장 및 지분매각 등을 통해 대부분의 투자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대우조선의) 재무구조 혹은 순자산가치 훼손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했다.
아울러 “일시적으로 부채가 늘어날 수는 있겠지만 우량비상장 계열사의 IPO, 비 핵심 자산의 매각 및 유동화, 전략․재무적 투자자 유치 등을 통해 그룹의 부채에는 큰 영향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면서 “대우조선 인수 후에도 그룹 부채비율을 150%로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