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등지역으로 꼽히던 버블세븐지역 아파트의 심리적인 가격 저항선이 잇달아 무너지고 있다. 급매물이 나와도 꿈쩍 않는 시장 탓이다. 정부가 연이어 시장 활성화대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끊어진 거래는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신규 분양 아파트도 저조한 분양성적을 기록하면서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사상 최대치인 16만가구를 넘어섰다. 잇단 대책에도 미분양 사태가 확산되자 여당은 대책반을 구성키로 했다.
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한 분당신도시의 경우 105~109㎡의 통상적인 가격대로 인식돼온 6억원선이 붕괴됐다. 수내동 양지청구 109㎡는 5억9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고 이매동 이매삼성 105㎡는 5억8000만원, 수내동 양지금호 105㎡는 5억3000만원까지 가격을 낮췄다. 연초만해도 6억3000만~7억3000만원을 호가하던 단지들이다.
이 지역 중개업자는 "분당 109㎡가 6억원이 깨진 것은 2년만에 처음"이라며 "매물은 쌓여 있는데 매수세가 없다 보니 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 성복지역의 105~109㎡ 역시 심리적 마지노선인 5억원이 붕괴됐다. 성복동 경남아너스빌 109㎡는 4억6000만~4억9000만원에 매물이 나오면서 연초 대비 평균 6500만원 하락했다. 신봉동 LG신봉자이 1차 109㎡도 연초 5억~5억5000만원 이상 호가하던 것이 최근엔 4억1000만~4억9000만원으로 8500만원 내렸다.
강남권에서도 10억원대 이하로 떨어진 단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강남구 은마아파트 102㎡는 9억3000만원선의 매물이 나오며 연초대비 평균 5000만원 하락했다. 서초구 잠원동 한신21차 132㎡도 지난해 1월 11억8000만원으로 고점을 찍었지만 지금은 9억7500만원으로 2억500만원이나 가격이 빠졌다.
매수세가 부진하기는 신규 분양시장도 마찬가지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 7월 말 기준 모두 16만595가구로 집계돼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미분양아파트와 건설사 문제에 대해 지난 두차례 발표한 대책이 현장에서 적용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키코(KIKO)' 대책반처럼 정부 부처들이 건설부문 대책반을 구성해 상황을 점검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추가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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