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한 은행이 자회사방식의 은행보다 경영 성과가 우월하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조사가 나왔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지주회사의 도입효과 분석과 발전방향' 보고서에서 국내 금융지주사와 자회사 방식 그룹의 최근 경영 성과를 비교한 결과 현재까지 금융지주사가 자회사 방식 그룹보다 우월하다는 근거는 미약했다"고 밝혔다.
총자산규모는 은행지주사가 자회사방식 그룹보다 다소 크지만 총자산이익률(ROA)와 비용효율성은 자회사 방식 그룹에 비해 미흡했다.
두 그룹간 경영성과 격차를 계량적으로 분석한 결과 총자산규모는 차이가 없으나 수익성·비용효율성 측면에서는 자회사방식 그룹이 더욱 유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회사 범위 확대가 은행 자회사의 경영성과 개선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해 겸업화 효과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은행자회사에 비해 증권 보험자회사 규모가 영세한 데다 그룹 편입기간이 짧고 시너지효과 창출을 위한 제도적 기반도 취약한데 따른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지주사 활성화 노력에 따라 조만간 지주와 비지주 금융그룹 간 경영성과 차이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씨티그룹, HSBC, RBS 등 선진 금융지주회사의 사례를 보면 정부의 지주사 규제완화에 자체적인 수익원 확보 노력이 결합되면서 경쟁력 있는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며 "국내 금융지주사들도 대형화, 겸업화, 글로벌화를 지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지주사는 인수·합병(M&A)을 통해 증권·보험 등 비은행 자회사 편입을 확대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경영위험 분산에 주력하는 한편, 저신용·소액거래 고객에 대한 교차판매가 가능토록 상호저축은행을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지적했다.
또 금융투자지주사는 증권사를 주력으로 투자은행(IB), 프라이빗뱅킹(PB), 투자자문 등의 자회사를 그룹화하고, 보험지주사는 보험사를 주력으로 연금·자산운용 자회사를 편입해 연금시장을 선점할 것을 조언했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금융지주사의 자회사 출자제한을 완화하고 손자회사의 업종 및 자회사 편입 범위를 확대하는 등의 활성화 방안이 마련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비은행지주사 설립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자회사간 위험전이 방지장치가 잘 갖추어진 데 한해 선별적으로 비금융자회사 편입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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