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위기와 키코 손실에 따른 중소기업 자금난 등으로 시중은행들이 자산 건정성 강화에 주력하면서 중소기업 대출이 크게 감소했다.
금감원이 지난 26일 주요 은행들의 중소기업 담당 임원을 불러 중기 대출 둔화 추세에 대해 묻고 중소기업을 지원해줄 것을 당부했으나 별다른 반향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5개 주요 은행들의 지난달 중기대출 증가액은 29일 기준으로 1조257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3일 기준 1조9529억원에 비해 6956억원이나 적은 액수다.
은행들이 자산 확대를 위해 통상 월말이나 분기 말에 맞춰 대출을 늘리는 경향을 보이나 지금은 정반대인 것이다.
9월중 중기대출 증가액은 지난 8월의 1조2577억원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상반기 월 평균 증가액이 3조8000여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1/3 수준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은행별로 신한은행은 9월중 중기 대출이 전달에 비해 2149억원 줄어 지난 23일까지 452억원에 그쳤던 감소폭이 더욱 확대됐다.
우리은행은 6120억원에서 1780억원으로 감소했으며, 국민은행과 기업은행도 각각 1872억원, 1504억원 감소했다.
반면 하나은행은 6332억원에서 8789억원으로 월말이 될수록 대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8월 대출잔액이 792억원 늘었지만 9월 들어서는 잔액이 감소하는 등 회수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은 8월에 비해 대출 증가속도가 절반으로 떨어졌다.
기업은행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하나은행만 3011억원에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5개 은행들의 원화 총수신도 정기예금 등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전달에 비해 1조6034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정기예금에서 3조원이 나가면서 총수신이 1조8406억원 줄었으며 기업과 신한, 하나은행이 각각 1조1964억원, 6762억, 1211억원 감소했다. 국민은행만 2조2309억원 늘었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