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로부터 촉발된 검찰의 CEO 비리수사가 남중수 KT 사장에게 까지 확대됐다. 현재 KT는 향후 남 사장 구속으로까지 번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반면, SK텔레콤과 LG텔레콤 등 경쟁사들은 이번 사건을 시장강화를 위한 적기로 판단, 마케팅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1일 검찰 및 업계에 따르면 남중수 KT사장이 검찰로부터 비리혐의에 대한 수사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조영주 전 KTF 사장과 마찮가지로 협력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았는지가 초미의 관심이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갑근 부장검사)는 최근 KTF 납품업체 관계자가 남 사장 부인의 지인 명의계좌로 1억여원을 송금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U사, S사 등 KT와 KTF의 토직자들이 주축이 된 납품업체들이 수년간 KT와 KTF에 납품가격을 조작하는 방법으로 ‘뒷돈’을 제공해 왔다는 첩보를 입수, 이들 업체들의 사무실 및 임원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납품 명세 및 회계장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모든 정황을 봤을 때 남 사장의 구속수사는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KT에 대한 검찰수사가 시작되면서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사업확장의 적기로 판단, 시장강화에 본격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양 사는 이번 사건이 최근 인터넷TV(IPTV)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KT와 3세대(3G) 시장을 이끌고 있는 KTF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가장 먼저 영업정지라는 초유의 사태를 감내한 SK브로드 밴드(구 하나로텔레콤)가 IPTV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우뚝 설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국내 IPTV 시장을 선도했지만 최근 KT에게 밀려 2위로 떨어진 SK브로드밴드로서는 이번 남 사장에 대한 수사를 시장 강화로 활용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 때문이다.
최근 SK브로드밴드라는 사명을 변경한 것은 물론 결합상품 품목을 보다 세분화 하고 강화시킨 것 또한 이 같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오는 30일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실시간 방송이 포함된 IPTV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LG텔레콤도 지난 달 23일부터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에만 한정했던 ‘LG파워투게더’ 할인 범위를 인터넷전화까지 확대시켜 통합 상품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어 KTF가 조 전 사장 게이트로 인해 3G 시장 1위라는 위치가 급속도로 흔들리고 있는 상황을 놓치지 않고 KT와 KTF에서 빠져 나온 가입자를 유치해 시장 선두 자리를 노린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LG텔레콤 역시 그동안 통시시장의 만년 꼴찌를 탈출할 수 있는 적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최근 내놓은 myLG070과 LG파워콤의 엑스피드를 묶은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 결합상품을 통한 시장 강화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용준 기자 sasori@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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