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은행 업계가 일본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신용위기 사태로 미국 금융권이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가운데 일본 자본이 위기에 빠진 월가에 구원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겪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자본이 위기에 빠진 미국을 돕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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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미쓰비시 UFJ가 모간스탠리 지분 20%를 매입해 사실상 인수에 들어갔다. |
베어스턴스에 이어 리먼브라더스, 메릴린치의 뒤를 이어 투자은행 업계의 공중 분해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은행지주사로의 변신은 선언한 모간스탠리가 일본 최대 금융기관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에 84억달러(약 9조원)을 받고 지분 20%를 매각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쓰비시 UFJ는 이날 성명을 통해 모간스탠리와 지분 인수와 관련된 합의점에 이르렀다면서 정확한 인수 가격 결정에 앞서 실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리먼브라더스 등 경쟁사가 쓰러지고 있는 상황에서 존 맥 모간스탠리 최고경영자(CEO)가 은행지주사로의 전환과 지분 매각을 통해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맥 CEO는 "모간스탠리가 은행지수로 전환하는 것과 맞물려 미쓰비시 UFJ는 가치있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면서 "이번 전략적 제휴는 아시아와 일본에서 양사가 갖는 리더십에 기초한 것"이라고 말했다.
모간스탠리의 지분 매각이 완료되면 미쓰비시 UFJ는 모간스탠리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될 뿐만 아니라 일본 금융기관이 해외에서 진행한 최대 규모의 인수가 된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한편 미쓰비시 UFJ의 이같은 행보에 업계는 놀랍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타마코시 료스케 미쓰비시 UFJ 회장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미국 투자은행 업계에 투자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미쓰비시 UFJ는 지난 2005년 미쓰비시 도쿄 파이낸셜 그룹과 UFJ 홀딩스의 합병으로 탄생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