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단기급락 뒤 본격반등 올 것"

2008-09-16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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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리먼사태 구조조정 정점통과 신호"
3월 베어스턴스 피인수 때도 급등 계기
17일 FOMC 금융위기 해소책 발표 기대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보호신청으로 글로벌증시가 폭락하면서 국내증시도 단기적으로 패닉에 빠지겠지만 이번 위기는 미 금융구조조정이 정점을 지나는 신호이기 때문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증권사 분석이 이어졌다.

올 3월 미 베어스턴스 피인수 뒤 국내증시가 2개월 동안 급등했던 사실을 고려할 때 이번 리먼브러더스 파산보호신청 역시 단기 반등계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이번 리먼사태 이후에도 AIG 자구실현 여부나 중소금융기관 추가파산과 신용카드 부실확산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성으로 남기 때문에 아직 증시 바닥을 이야기하기는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는 코스피가 전저점 부근인 1300 후반 또는 1400 초반에서 지지를 받을 것으로 전망한 한편 일각은 불안심리가 높아 저점을 점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리먼쇼크 길지 않을 것"=리먼브러더스 파산신청과 메릴린치 피인수는 국내증시에서 대형악재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3월 베어스턴스에 이어 세계 5대 투자은행(IB)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더 큰 악재가 나오기 힘든 상황이다. 앞으로 미 당국이 적극적 시장안정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금융불안이 바닥을 통과하는 신호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리먼브러더스 파산보호신청과 메릴린치 매각, 프레디맥과 패니메이 긴급 구제책으로 이어진 이벤트는 금융위기를 확산하는 기폭제가 되기보다는 금융위기가 정점을 지나고 있는 신호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형 금융기관 붕괴로 인한 파장을 아직 정확히 가늠할 수 없어 증시 바닥을 논하기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반면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신용위기와 관련해 추가 위험 가능성이 남아있어 신용위기가 마지막 단계를 지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보수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美 FOMC 입장 주목=17일(이하 현지시각)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비롯해 AIG자구계획 성공여부, 주요경제지표 발표에 따라 이번 리먼사태 파장은 완화되거나 증폭될 수 있다. 16일 미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17일 신규주택건설, FOMC 회의, 18일 8월 경기선행지수와 유럽중앙은행(ECB) 이사회, 16~17일 일본중앙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가 예정돼 있다.

특히 이번 FOMC 회의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어떤 조치를 내리는가가 글로벌 증시 화두가 될 전망이다.

미국은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돼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인하에 동참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 금리인하는 달러가치 약세를 유발해 국제유가의 하락세를 제한하는 부정적인 영향도 있다.

◆"지금이 저가매수 기회"=전문가들은 글로벌증시가 단기 공황상태에 빠졌지만 길게 볼 때 오히려 저가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3월 베어스턴스 피인수 때도 국내증시가 2개월에 걸쳐 급등한 적이 있다. 이번 리먼브러더스 파산보호 신청 역시 짧은 패닉 이후 반등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최근 미 금융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여러 움직임은 모기지 시장발 미 금융위기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주식시장은 의미있는 저점 부근을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성진경 시장전략팀장은 "미 금융기관 연쇄파산이 현실화 않는다면 국내 증시가 전저점을 하회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익전망치가 높아지고 있는 소재 섹터는 상대적으로 선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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