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성장모멘텀 우려속 금리동결

2008-09-1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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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태 총재 "경기불확실성 높은 상황"
전문가들 "연말까지 금리변동 없을 듯"

한국은행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5.25%로 동결했다.

지난달에는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1년만에 긴축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달은 물가상승 압력이 주춤해진 반면 경기둔화세가 깊어지고 있어 금리를 두달 연속 올리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최근 9월 위기설로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금리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금리를 올릴 수도 내릴 수도 없는 상황이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은은 이날 통화정책방향 발표문에서 최근 국내 경기는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내수 저조로 인해 둔화 움직임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국제금융시장 불안과 미국 경기부진으로 향후 경기흐름 역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9월 위기설로 촉발된 국내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완전히 사그라지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변동성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를 마치고 "국내 주식과 환율이 워낙 외부에 많이 노출돼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안정되기 전까지는 한국 금융시장에서 변동성이 가끔 있을 수 있다. 이제 다 지나갔다고 말하는 것은 조금 성급하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시장이 안정돼야 국내 금융불안도 사라지겠지만 국제금융시장이 미국 주택시장과 연결돼 있어 가까운 장래에 평온을 되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 총재는 "원유가격이 크게 내려가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가 지난 2개월 동안 겪은 심리적 변화까지는 아니겠지만 금융시장에서 조심스러운 움직임이 당분간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허구로 끝난 9월 위기설이 국내 금융시장을 뒤흔들 수 있었던 것은 국제금융시장 사정과 국내경기 둔화가 맞물렸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 총재는 "최근 몇년 국제금융이 팽창할 때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주식에 상당한 투자를 했고 한때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주식 보유 비율이 40%까지 간 적도 있다. 즉 국제금융 팽창 시기에 다른 나라보다 한국에 자본이 많이 들어왔고 국제금융이 수축되면서 상대적으로 영향을 더 받고 있다"고 말했다.

통화당국 수장으로서 제일 관심은 물가이지만 경제성장 또한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국제금융시장도 나쁘고 물가 상승률도 높고 성장률이 조금 낮아지는 상황이다. 통화당국 입장에서 제일 관심은 물가이기는 하지만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4% 아래로 떨어진다는 점에도 관심을 갖고 정부가 다른 정책수단을 갖고 있으면 배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외환과 물가에 대해 이 총재는 "환율은 국제금융시장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고 있다. 최근 변동이 너무 커져서 실물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까 해서 관계당국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국제유가가 상당히 내렸으나 원화가치가 그동안 많이 떨어졌다. 환율상승은 물가 상승에 압력을 줄 것이다"고 덧붙였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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