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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음료업체인 코카콜라 로고. |
지난주 코카콜라는 24억달러를 들여 중국 최대 음료업체인 후이위안주스(汇源果汁)그룹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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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음료업체인 후이위안주스 로고. |
또 후이위안주스도 코카콜라 자회사인 태평양공사가 현금 179억2000만홍콩달러에 후이위안주스 주식전부를 사들이기로 했다고 거래소공시를 통해 확인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가 성사될 경우 두기업간에 상호 윈윈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과일음료 등 제품군 발전을 모색해 오던 코카콜라가 후이위안주스를 통해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카콜라는 인수로 인해 중국 주스시장에서 37% 점유율을 갖게 된다. 현재 코카콜라는 중국에서 27% 점유율을 갖고 있다.
또 후이위안주스의 시장경쟁력이 주로 고급주스 제품군에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 분야 시장점유율은 40%를 넘어서게 된다.
현재 중국은 과일주스 음료시장이 해마다 25% 이상 고속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코카콜라는 이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후이위안주스 인수를 통해 시장점유를 높이려는 기대를 갖고 있다.
여기에다 소매점 판매망과 원자재 구매력을 지닌 코카콜라가 전국 생산공장을 가지고 있는 후이위안주스와 손잡을 경우 시장확대 기회로 삼을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인수는 개혁개방 이후 최대 외자합병으로 불리는 만큼 중국 식품음료 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규모여서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우선 이번 인수성사 여부에서 가장 중요한 관건은 중국정부의 비준에 달려있다.
이미 중국정부가 반독점 적법여부 조사의지를 밝히고 있어 코카콜라의 야심에 1차 제동이 걸린 형국이다. 중국에서는 이전까지 반독점과 관련된 법규가 없었지만 지난달부터 본격 제정, 시행에 들어간 상태다.
중국은 이번 코카콜라 인수건 심사가 새로 제정한 반독점법을 시험, 적용할 중대한 사례로 여기고 있다. 때문에 정부도 이를 계기로 반독점법 처리를 명확하게 규범화할 의도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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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코카콜라의 후이위안주스 인수는 개혁개방 이후 최대 규모의 외자합병으로 불린다. 한 상점에 진열돼 있는 두회사 제품. |
중국 상무부는 지난주 말 코카콜라의 후이위안주스 인수합병에 대해 반독점여부 심사를 거쳐야 한다고 명백히 했다.
상무부 관계자는 “아직 코카콜라측에서 인수합병과 관련한 신청서류를 정식으로 접수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인수건은 규모와 금액이 크기 때문에 반독점법 조항에 따라 조사를 진행할 것이다.”고 밝혔다.
중국의 반독점법 관련법규는 외자기업이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을 인수합병하기 위해 반드시 반독점법 심사를 거쳐야 하는 경우를 규정해 놓고 있다.
우선 두기업의 전년도 전세계시장 매출액 합계가 100억위안을 초과하고 두기업 모두 중국시장 매출액이 4억위안을 초과하는 경우이다. 또 두기업의 중국시장 매출액 합계가 20억위안을 초과하고 두기업 모두 중국시장 매출액이 4억위안을 초과하는 경우이다.
여기에 중국민 감정도 또다른 변수다. 중국인들은 이번 인수사실이 알려지자 자국의 대표브랜드 매각, 손실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정부가 새로운 법규정을 정확히 적용, 심사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
대략 4만여명이 참여한 중국 시나닷컴의 인터넷 설문조사에서는 80% 가량이 인수에 반대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이번 인수건에 대해 최종적인 결정권을 지닌 중국정부도 이 같은 중국민의 반대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반독점 심사과정에서 고려돼야 할 또다른 문제도 있다. 정부가 후이위안주스에 대해 ‘중국브랜드제품’ 지위를 부여할 지 여부이다. 이에 대해 명확한 기준이 없는 데다 실제로 구체적인 분석과 평가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일부에서는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앞으로 다른 업종에서도 이 같은 인수 사례들이 잇따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990년대 이후 외자의 중국기업 브랜드 인수사례는 부지기수라는 설명이다.
때문에 중국에서는 여전히 외국투자자의 자국기업 인수에 부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중국정부의 지속적인 반대로 미국 카라일그룹이 수년동안 공들인 중국 쉬공(徐工)그룹의 기계공업부문 인수가 실패로 돌아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코카콜라측은 반독점 심사과정에서 공정한 기준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또 내년 봄 이전까지는 정부비준을 얻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앞으로 세계 음료업계 선도업체로서 후이위안주스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더욱 발전시켜 나갈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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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는 이번 인수를 성사시키기 위해 우호전략으로 중국에 다가가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협찬에 4억달러를 투자했고 중국민의 애국주의를 주제로 한 이미지광고에도 전력했다. 사진은 코카콜라 광고. |
또 지난 수십년 이래 지속적으로 중국과 우호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설득한다. 올해만해도 베이징올림픽 주협찬업체로 4억달러를 투자했다. 애국주의를 주제로 한 이미지광고를 통해 중국민들에게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전력했다.
특히 후이위안주스(1992년) 보다 훨씬 긴 코카콜라(1979년)의 중국시장 개척역사도 애써 강조하고 있다./베이징=이건우 통신원
아주경제연구소 기자 aj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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