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설로 흔들리던 국내 금융시장이 이번주 최대 고비를 맞게 된다.
오는 9~10일 외채 만기가 몰려있는 가운데 대규모 환매 사태 없이 마무리될 경우 금융시장을 뒤흔들던 '9월 위기설'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내외 여건이 좋지 않아 안심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일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주 중 만기가 도래하는 외국인 보유 채권 규모는 6조8000억원 수준이다. 특히 오는 9일 6800억원, 10일 5조6800억원이 만기를 맞게 된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등 정부는 만기 도래 채권에 대한 상환 자금이 이미 마련돼 있어 시장에서 우려하는 위기는 닥치지 않을 것이라며 사태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국내 채권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상승하고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상환 자금을 다시 국내 채권에 재투자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이럴 경우 금융시장에 팽배한 위기설은 한 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채권 매도 자금을 해외로 들고 나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새로 유입되는 투자 자금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오는 10일이 지나면 위기설은 잠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10일 이후에는 국내 금융시장도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의 하루 평균 변동폭이 27.50원에 달하는 등 외환시장 불안이 커진 상태"라며 '그러나 외환 당국이 적극적인 매도 개입에 나선 후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만큼 1070원 밑으로 떨어진다면 외환시장 불안도 종지부를 찍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증시 전문가들도 조심스럽게 낙관적인 예측을 내놓고 있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증시는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근 주가 급락을 야기한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주가 반등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국내외 금융 환경에 악재가 산적해있는 만큼 안심은 금물이라는 시각도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노대래 재정부 차관보는 지난 5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금융시장 위기설이 실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걱정했지만 일단 가닥을 잡아가는 것 같다"며 "위기설의 불씨가 된 국고채 만기 분산과 조기 상환 등 관련 제도를 개선해 외환시장 변동성을 줄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채권 만기와 관련된 실제 통계치가 확인되면서 불안 요인이 많이 사라졌다"며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 차원의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개선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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