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오는 29일 KB금융지주로 간판을 바꿔 달게 됐다.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비율이 마지노선인 15%를 밑돌 것으로 예상돼 금융지주회사 전환이 확실시 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비율은 10% 가량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5일 개최된 임시 주주총회 당시 사전 반대 의사를 표시한 주식 비율은 17.4%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이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확정짓기 위해서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비율이 15%를 넘지 않아야 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사전 반대 의사를 표시한 주식 17.4% 가운데 실제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비율은 10%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지주회사 전환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자신하는 이유는 전체 주식의 9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은행 주식 중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물량은 70%, 국민연금 등 기관 투자자 물량은 20%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만약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비율이 15%를 넘어 금융지주회사 전환이 물거품 되면 주식매수청구권 효력도 자동 상실된다.
또 국민은행 주가는 금융지주회사 전환 실패에 따른 실망감으로 더욱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른 차익 실현 기회가 날아감과 동시에 주식 가치도 떨어지는 이중 부담을 지게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지주회사 전환이 무산될 수 있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대두되는 것은 최근 국민은행 주가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이날 국민은행 주가는 전일 대비 2200원(3.94%) 하락한 5만37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4월30일 국민은행이 정한 주식매수청구가격 6만3293원과는 1만원 가량 격차가 벌어졌다.
금융지주회사 전환이 확정되면 국민은행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주식을 시가보다 1만원 정도 더 주고 사줘야 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약 7%에 해당하는 개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한 기존 주주들이 차익을 노리고 무더기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중회 KB금융지주 사장 내정자도 "주식매수청구가격과 실제 주가가 4000원 이상 차이나면 금융지주회사 전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주가 하락세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그러나 증시 상황에 쉽게 휘둘리는 개인 투자자 비중이 크지 않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비율이 15%를 넘어서기는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존에 반대 의사를 표시한 주주 중 일부는 이미 시장에 국민은행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변이 없는 한 금융지주회사 전환은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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