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허리케인 비상에 걸렸다. 멕시코만을 지나면서 세력이 다소 완화된 초강력 허리케인 구스타브가 미국 본토 상륙을 앞두고 다시 세력을 키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뉴올리언즈 시민들은 정부의 강제 대피령에 따라 31일(현지시간) 긴급 '대탈주'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구스타브가 3년 전 재앙을 가져왔던 카트리나를 능가할 위력을 나타낼 것이라는 우려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구스타브는 이미 카리브해 지역에서 80명이 넘는 생명을 앗아갔고 시속 193㎞의 강풍으로 시속 27㎞의 속도로 미국 본토를 향하고 있다.
구스타브의 영향권은 루이지애나에서부터 텍사스, 앨라배마, 플로리다 주까지 80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장 구스타브 북상으로 직격탄을 맞은 곳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공화당이다. 백악관은 이날 조지 부시 대통령이 1일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 참석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사진설명: 구스타브가 세력을 키우면서 뉴올리언스 시민들에게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다> |
레이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은 30일 "구스타브는 모든 폭풍을 능가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31일 오전 8시를 기준으로 주민들에게 강제 대피령을 내렸다.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 역시 구스타브가 카트리나를 능가할 것이라면서 주민들에게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2005년 카트리나로 인해 뉴올리언스에서만 1800명의 생명이 사라진 바 있다.
마이애미 소재 국립 허리케인센터는 텍사스주 하이 아일랜드부터 앨라배마-플로리다주 접경지역에 이르는 지역에 허리케인 주의보를 발령한 상태다.
1990년대 들어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중 가장 최악의 피해를 입힌 것은 2005년 8월29일 루이지애나주 등을 휩쓸었던 카트리나가 첫손에 꼽히며 1992년 플로리다주를 강타한 앤드류, 2004년의 찰리와 아이반, 프란세스, 진 역시 큰 피해를 입힌 허리케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허리케인은 6월부터 시작해 11월까지 발생되며 대형 허리케인은 주로 8월 하순에서 9월까지 발생한다.
멕시코만을 통해 이동하는 허리케인은 따뜻한 멕시코만을 지나면서 세력이 커져 큰 피해를 가져온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허리케인의 등급은 바람의 세기로 구분하며 풍속이 시속 73마일 이하일 때는 열대성 폭풍(Tropical Storm)으로 분류된다.
시속 74마일 이상부터 허리케인으로 분류하고 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허리케인 등급을 5개 등급으로 표시하는 사피어-심프슨 등급을 채택하고 있다.
1등급은 풍속이 74-95마일(119-153km)로서 건물 구조물에 대한 피해는 없으며 2등급은 풍속이 96-110마일(154-177km)로 지붕이나 문 그리고 창문이 피해를 입을 수 있고 침수피해가 발생한다.
3등급은 풍속 111-130마일(178-209km)로 건물이 파손될 수 있고, 나무가 부러지거나 쓰러질 수 있다.
4등급은 풍속 131-155마일(210-249km)로 지붕이 완전히 날아갈 수 있다.
5등급은 155마일(250km) 이상으로 집과 빌딩의 지붕이 완전히 날아갈 수 있다. 1969년 발생한 카밀과 1992년 앤드류, 2005년 발생한 카트리나와 윌마가 5등급으로 분류된 바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