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형사 '쏠림현상' 나타나 ··· '불완전 판매' 로 인한 피해 가능성 커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되는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간 '교차판매'를 앞두고 이 제도가 보험업계의 '빈익빈 부익부' 양상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일고 있다.
또 교차판매로 인해 소비자는 한 설계사를 통해 업종 구분없이 필요한 보험상품을 '원스톱'으로 가입할 수 있게 되나 복잡한 상품 구조 때문에 '불완전 판매'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생명보험사 소속 설계사가 손해보험 상품을, 반대로 손해보험사 설계사가 생명보험 상품을 팔 수 있는 교차판매가 시행된다.
현재 보험상품은 종신, 정기, 변액보험과 같은 생보상품과 자동차, 화재보험과 같은 손해보험 상품으로 구분돼 각각 다른 보험사에게 판매되고 있으며, '1사 전속제'로 설계사는 소속 회사 상품만 팔 수 있다.
하지만 교차판매 시행으로 이런 칸막이를 허물어 진다. 소비자는 한 보험설계사를 통해 필요에 따라 생보상품과 손보상품을 한번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예컨대 종신보험을 팔았던 설계사를 통해 자동차보험에도 가입할 수 있게 되는 식이다.
한 설계사를 통해 좀 더 포괄적인 재무 설계나 관리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다만 지금도 복잡한 상품 구조 때문에 적지 않게 '불완전 판매'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충분한 상품설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로 인한 피해가 더 증가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또 교차판매는 설계사들에게 소속된 보험사 외에 상대 업종 보험사의 상품을 팔 수 있도록 허용하되 1개 회사의 상품만 판매토록 규정했다.
이로 인해 인지도나 규모, 안정성 등에서 유리한 일부 대형 보험사로 설계사들이 몰리는 '쏠림현상'이 나타나 교차판매가 보험업계의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나오고 있다.
업체들은 구체적인 응시자나 합격자 수를 공개하기를 꺼리고 있지만 지금까지 2~3차례 진행된 판매자격 시험에서 이미 대형사 편향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흥국생명과 흥국쌍용화재, 대한생명과 한화손해보험 및 제일화재, 동부화재와 동부생명 등 계열사가 있는 회사들에도 설계사들이 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다 보니 계열사가 없는 중소형사와 외국사는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
한편, 보험사간 경쟁 심화로 사업비가 늘어 보험료 인상 요인이 될 수도 있다. 판매를 늘리려면 비용 요소인 설계사 수당을 늘릴수 밖에 없어 소비자 이익과는 상반된 방향으로 갈 수 있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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