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중소기업 부양 정책 본격화

2008-08-28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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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으로 그 어느 해보다 뜨거운 8월을 보낸 중국이지만 대다수의 중소기업들의 체감경기는 한겨울이었다. 중소기업들에게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이번 '추위'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할 예정이라고 시사주간지 랴오왕 (瞭望)이 보도했다.

랴오왕은 중국 개혁개방 30년래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가 바로 중소기업 발전난이라고 지적하고 지난 80년말, 90년대초에 어려웠던 상황과 비교하면 현재의 추위는 버틸만한 것이라고 전했다.

   
중소기업협회
<사진설명: 중소기업 대출 지원을 위해 정부는 35억1000만 위안의 예산을 책정하고 '중소기업 살리기'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2006년 12월 중소기업협회 성립대회.>
중국중소기업협회 리즈빈(李子彬)회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중소기업의 ‘겨울’은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를 나타내는 한편, 겨울 뒤의 새 봄을 기다려 봄직하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랴오왕은 리 회장의 이같은 기대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재정부, 인력자원 및 사회보장부는 소액대출 제도를 개선하여 대출 한도를 올릴 것을 발표했고 뒤이어 중앙 정부가 중소기업 발전 지원 자금으로 35억1000만 위안을 책정하여 정책적인 뒷받침을 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사회과학원 중소기업연구센터의 천나이씽(陳乃醒)주임은 중소기업 지원은 현재 의사 일정 가운데에서도 매우 높은 우선 순위를 차지하며 일련의 지지 정책이 계속해서 공포·실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각계각층이 중소기업 문제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는 이유에 대해 천 주임은 중소기업이 갖는 '중국적 가치'를 강조했다.

현재 중국 중소기업의 수는 4200만 개로 중국 전체 기업 수의 99% 이상을 차지한다.

개혁개방 30년래 중국 경제가 고속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상당부분 이들 중소기업의 활약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며 중소기업이 창출한 최종상품과 서비스 가치, 수출총액, 납세, 취업인구는 각각 전국 총 비율의 58.5%, 68.3%, 50.2%, 75% 이상을 차지한다.

중국 국내 생산뿐만 아니라 전세계 상품 유통 시장의 주요 공급업체이기도 한 중소기업의 문제는 더이상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중소기업사(司)의 통계에 따르면 2008년 상반기 중국 전역에 분포한 일정 규모이상의 중소기업 약 6만7000개가 도산했다.

도산한 중소기업의 대부분은 중국 동남부 연해 지역에 집중 분포한 수출지향형 중소기업들로 특히 노동집약형 산업의 대표격인 방직산업에 종사하는 중소기업은 약 1만 개 업체가 도산했으며 남아있는 방직회사의 3분의2가 구조조정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저장(浙江) 원저우(溫州)의 경우 현지 경제무역위원회(경무회)는 7월초 해당 도시 31개 공업특화 지역과 개발지역의 1만55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재 휴업 또는 시간제로 공장을 가동하는 기업, 도산한 기업은 총 1259개로 8.1%를 차지했다.

이같은 수치는 1분기 대비 2.1%포인트 늘어난 것이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실제로는 더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 중소기업들은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렸다.

경제가 여전히 빠른 성장 속도를 유지하며 기업의 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대출 공급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중국은행감독위원회가 발표한 올해 1분기 신용대출 통계자료에 따르면 상업은행이 방출한 2조2000억 위안의 신용대출액 가운데 3000억 위안만이 중소기업에 돌아갔다.

전체 신용대출 가운데 15%에 해당하는 이 금액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0억 위안이 감소한 것이다.

중소기업의 국내총생산(GDP) 공헌도가 60%에 달하는 반면 신용대출에 차지하는 비율은 25%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은행 이자율이 오르며 민간대출(사채)이 중소기업의 주요 대출 수단의 하나로 자리잡으며 시장에 거대한 리스크를 짊어지게 만든 것도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됐다.

국제적인 여건도 중소기업에게 악재로 다가왔다.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담보주택대출) 사태로 전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기업 수출도 급속히 감소했다.

   
중소기업협회 리즈빈 회장
<사진설명: 리 회장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중소기업을 지원할 중국중소기업은행의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 회장은 전세계 무역시장이 수축되고 위안화 절상, 수출세 환급률 하락, 보호무역주의 등 많은 요인들이 겹쳐 중소기업 수출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실제 2008년 1분기 중국 중소기업의 수출 증가세는 전년 동기 대비 6.4% 떨어졌다.

천 주임은 중소기업 발전사를 돌아볼때, 특히 지난 80년대 말과 90년대 초 상황과 비교할 경우 이번 겨울은 그렇게 추운 것도 아니라고 평했다.

그는 정책 변화와 원가 상승이 중소기업을 곤경에 빠트린 주요 원인이라며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세금, 재정에 관한 일련의 정책들이 곧 구체적으로 실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소기업 발전과정에 있어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앙 정부는 중소기업 세금 우대정책을 발효했고 최근에는 방직기업 등 일부 기업들에 대한 수출세 환급률을 상향 조정했다.

올해 35억1000만 위안의 중소기업 지원 예산 외에도 2억 위안 상당의 중소기업 신용 담보 업무 지원을 위한 예산이 책정되어 있다.

35억여 위안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관한 명확한 언급은 아직 없지만 중앙재정대학 세무학원의 류환(劉桓) 부원장은 이 자금이 중소기업 대출의 보조금 형식 또는 정부투자회사가 중소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을 통해 쓰여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리 회장은 방직상품 수출세 환급률이 인상됐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좀 더 장기적으로 효과적인 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기관, 국가 중소기업은행 등을 설립하는 것이 현재 계획하고 있는 목표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업계의 한 전문가는 수출과 투자의 경제모델에 의존하여 중국에 수많은 중소기업이 생겨났으며 구조적인 결함이 존재하고 다수의 기업이 로엔드(low-end)  제조업에 속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중소기업 지원에 있어 현재 곤경에 처한 제조업 종사 기업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녹색 에너지 산업과 첨단 과학 기술에 종사하는 중소기업들까지 눈을 돌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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