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는 작아도 실적은 남부럽지 않네’
원료인 나프타 가격 강세로 국내 석유화학기업의 상반기 실적이 대체로 악화된 가운데, 일부 기업은 소규모 생산제품 및 부산물 등 비주력제품 수익이 두드러진 모습이다.
시장 호황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주력 제품 외에 수익 다변화로 안정적인 실적을 구축하기 위한 각 기업의 의도도 한 몫 했다는 것이 업계의 견해다.
에틸렌글리콜(EG)을 주력제품으로 갖고 있는 호남석유화학은 지난 5월 비이온계면활성제(EOA) 생산규모를 연산 3만t에서 8만t으로 확대하는 등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섰다. 호남석화 EOA는 올 상반기 약 400억원의 매출과 80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호남석화는 아시아 비이온계면활성제(EOA)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바 있다. 이를 위해 2년 단위로 연산 5만t씩 늘려나갈 계획이다.
스타이렌모노머(SM), 파라자일렌(PX) 등을 주력제품으로 갖고 있는 삼성토탈은 부산물인 부생연료유 1호 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최근 삼성토탈은 에너지사업부 신설을 통해 부생연료유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토탈은 올해 약 48만t을 판매해 5천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생연료유는 NCC 및 방향족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 1호와 2호로 구분되는데 삼성토탈은 다른 NCC 기업과 달리 1호 생산량이 매우 높은 편이다.
올레핀 등 기초유분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여천NCC는 석유수지 원료인 C5를 통해 올 상반기에만 11만t을 판매했다. 이 가운데 석유수지 메이커인 코오롱에 10만t을 공급해 9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또한 영업이익률은 5% 수준을 유지하는 등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옥소알콜은 LG화학의 효자품목이다. 옥소알콜은 PVC 등 합성수지 가소제로 쓰이는데 지난해부터 수급타이트가 발생해 가격이 급등세를 나타냈다. 옥소알콜은 LG화학의 지난해 1분기 순이익 가운데 30%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다른 품목 실적이 워낙 좋아 상대적으로 옥소알콜 실적이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t당 가격이 지난해 말 1천500달러에서 5월 1천812달러까지 상승하면서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외에 AN메이커인 태광산업과 동서석유화학은 공정 과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유안을 활용하는 등 수익 창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안은 복합비료의 원료로 쓰인다.
동서석화는 유안을 외부에 판매하고 있으며 태광산업은 내년 상반기 중 비료공장을 건설해 유안을 활용한 비료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