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환경.에너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 구본관 수석연구원은 25일 `일본의 환경강국 전략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포스트 교토체제'를 둘러싼 국제적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일본의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구 연구원은 "일본은 차세대 환경.에너지 기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국제 환경규제가 강화되면 일본의 기술력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일본경제의 신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를 감안할 때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하락이 불가피하고 잠재성장률도 이르면 2010대 후반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환경.에너지 기술을 활용해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것이 일본의 복안이라는 것이다.
그는 "일본은 향후 국제적 논의에서 발언권을 높여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국제질서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며 "특히 산업, 가정 등 부문별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감축 목표를 설정하는 `부문별 접근법(섹터별 어프로치)'을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 연구원은 "환경 후발국가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경우 일본은 에너지절약 및 친환경 제품 산업에서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며 "여기에 부문별 접근법이 채택되면 환경 부문 후발국가는 일본으로부터 선진기술을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산업구조가 에너지 다소비형인 우리나라로서는 어려운 처지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앞으로 도래할 저(低) 탄소사회는 사회 전반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는 만큼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중국 등 주요 탄소 배출국가와 공조 체제를 강화하고 우리 실정에 맞는 방식과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