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지 않은 미래에 화석연료의 고갈로 산업혁명 이후 인류 문명을 지탱해 왔던 대부분의 동력 장치들이 멈춰 설 것이라는 우려와, 환경오염에 따른 재앙이 인간의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는 공포는 인류에게 신재생 에너지 개발의 필요성을 촉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화석 연료와 가장 흡사한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있는 바이오연료 사업은 가장 상업화에 가까운 성과를 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바이오에너지 혼합 연료 사용에 대한 로드맵을 구축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개별 기업들의 바이오연료 개발을 촉구하는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연료 역시 원료재배와 바이오연료로의 전환, 수송 등의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화석연료 못지않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바이오에너지 사업은 새로운 전환점에 놓이게 됐다. 바이오연료 사업의 확산이 세계적인 식량난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향후 바이오에너지 기술은 에너지 효율을 최대화하면서도 인간의 ‘먹거리’만큼은 손대지 않는 방식으로 발전해야한다는 과제를 안게 된 것이다.<편집자 주>
◆美, 2022년까지 셀룰로오스계 바이오연료 160억갤런 생산 목표
미국의 경우 휘발유 위주의 수송용 연료 정책에 따라 바이오에탄올이 바이오연료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미국의 연간 바이오에탄올 생산량은 185억ℓ로, 세계 전체 생산량의 35.2%를 점유하고 있다. 2위인 브라질은 178억ℓ로, 양국이 세계 에탄올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2000년까지만 하더라도 브라질이 에탄올 산업을 주도해왔으나, 미국의 바이오연료 사용 장려 정책에 따라 최근 들어 미국이 생산량에서 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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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공해 물질 저감을 위해 가솔린에 섞던 MTBE(화석 휘발유 첨가제)가 지하수 오염 문제를 유발하자 2006년부터 MTBE 대신 에탄올을 사용하게 된 것도 물량 급증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말 내놓은 바이오연료 관련 정책에서 미국 정부는 ‘재생 가능 연료의 기준’을 수정하고 이와 관련된 조항을 추가로 제정했다.
먼저, 2022년까지 360억갤런(1천362억ℓ)의 바이오연료를 소비한다는 목표를 설정했고, 그 중 210억갤런은 ‘개량 바이오연료(advanced biofuel)’, 즉 기존 옥수수 기반 에탄올 이외의 바이오연료로 채워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셀룰로오스계 물질로부터 생산된 바이오연료 소비량은 2022년까지 약 160억갤런으로, 전체의 44%, 개량 바이오연료의 76%를 점유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셀룰로오스계 바이오에탄올은 생산비용이 많이 들고 수집이 어려운데다 수집을 위한 기반산업 구축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미국 정부는 이를 감안, 원료 재배, 원료 수송, 바이오연료 생산, 바이오연료 수송까지 모든 과정을 3단계로 정리한 종합 로드맵을 구축·운영할 계획이다.
먼저, 연구개발 단계에서는 원료의 공급이 지속될 수 있도록 생산, 저장, 수송기술을 개발하고, 바이오연료로 전환하는 기술을 원가 경쟁력이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다음으로, 인프라 구축 및 상업화 단계에서는 연구개발 결과가 상업화될 수 있도록 규모 확대 및 비용 절감에 힘쓰는 한편, 바이오연료가 대규모로 유통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시장 조성 단계에서는 바이오연료 시장 활성화를 위해 민간기업과 정부간 제휴, 정책수립, 투자유치 등의 활동을 전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각 단계에 대해 셀룰로오스계 에탄올의 가격 목표를 설정, 2012년까지는 옥수수 기반 에탄올과 겨룰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원료재배 및 수송비용의 경우 2012년까지 갤런당 비용을 0.37달러 수준으로, 이후 2017년까지 0.33달러 수준으로 낮출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제품생산 단계에서의 비용은 2012년까지 갤런당 0.92달러, 2017년까지 0.60달러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통 인프라 구축 차원에서는 2012년까지 에탄올을 각각 15% 및 20% 혼합한 E15와 E20 기준을 개발하고, 2017년까지는 240억갤런을 이용할 수 있는 유통 인프라를 마련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는 또, 곡물 재배부터 바이오연료의 제조 및 시장 운송까지 전 범위에 걸쳐 소모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하는 라이프사이클 분석(LCA)을 이용, 화석연료 대비 바이오연료의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 규정을 강화했다.
이 경우 산림에서 경작지로 전환되는 등 토지 이용 변화로 인한 간접적인 온실가스 배출량도 포함해서 계산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기존 옥수수 기반 에탄올의 경우 화석연료인 가솔린의 온실가스 배출량보다 20% 이상 저감(바이오에탄올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가솔린의 80% 이하)해야 하며 개량 바이오연료는 가솔린의 50% 이상 저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