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금융기관의 대출 잔액이 80조원 늘어나 사상 최대의 증가 폭을 기록했다.
또 대출 증가액 가운데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70% 이상을 유지하는 등 쏠림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8년 상반기 중 지역별 금융기관 대출금 동향'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예금은행과 비은행금융기관을 합한 예금 취급 기관의 총 대출금 잔액은 1139조273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80조4008억원 증가했다.
이는 대출금 증가액은 반기 단위로 발표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최대치다.
대출금 증가액은 지난 2006년 하반기 63조4546억원을 기록한 후 2007년 상반기 65조9619억원, 2007년 하반기 76조1982억원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올 들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과 중소기업대출 증가세가 유지된 가운데 인수합병(M&A) 자금을 마련키 위해 대기업까지 대출을 크게 늘리면서 대출금 잔액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의 대출금 잔액이 743조9493억원으로 상반기 동안 57조4991억원 늘어난 반면 비수도권 지역은 395조3242억원으로 22조9017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의 대출금 증가액은 전체 증가액의 71.5%를 차지해 여전히 70% 이상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하반기의 76.9%에 비해서는 증가세가 둔화됐다.
지역별 대출 증가율은 서울이 8.9%로 가장 높았고 경기(7.6%), 영남(6.8%), 충청(6.4%), 호남(4.9%) 등이 뒤를 이었다.
한은은 최근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 수도권에 몰리면서 대출 증가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했다.
수도권에 주로 포진해 있는 대기업 및 중소기업들이 대출을 통한 자금 조달을 늘린 점도 수도권 대출 증가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예금은행의 총 대출금 증가율은 8.3%로 지난해 하반기의 7.5%를 상회했다.
가계대출 증가율은 3.7%로 지난해 하반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기업대출은 12.1% 늘어 지난해 하반기(10.5%)보다 증가폭을 키웠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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