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석유화학업계 긴장과 한숨

2008-08-2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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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하락 수요감소로 업계 타격

   
 
GS칼텍스 열교환기 현장.

국제유가 하락세에 이어 수요급감에 따른 불황으로 석유화학업계에 짙은 먹구름이 깔리고 있다.

국제유가가 3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소비자들은 '숨통'을 틔웠지만 화학업체는 불경기 신호탄으로 수급불균형의 악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서부텍사스 원유(WTI)는 1배럴에 115.20달러로 거래를 마쳐 전날 종가에 비해 4%, 전주에 비해 8% 급락한 것은 미 달러가 유로화에 대해 5개월 여만에 최강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이 유럽의 경기둔화를 언급한게 달러 강세를 낳으면서 원유 등 상품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선진국의 경기 둔화와 이에 따른 수요감소라는 측면이 지배적이다.

다수 전문가들은 배럴당 100달러 이하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으면서 국제유가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유가·원자재가 등이 하락하면 중동·중앙아시아 등지 국가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며 “이 경우 이 지역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은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설상가상 격으로 중국 올림픽 기간중 환경과 전력규제 차원에서 중국 공장들에게 단전을 지시한 상태여서 對중국의 수출창구마저 얼어붙었다.

중국 정부는 올림픽 기간 중 연료용 석유제품 부족에 대비해 국유 석유업체들은 산하 정유공장에서 경유와 휘발유 생산비중을 높이고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생산량을 줄였다.

이에 따라 나프타를 원료로 가동되는 NCC(나프타분해설비)와 BTX(아로마틱설비) 공장들은 가동률을 10~20%가량 줄였고, 합성수지 등 다운스트림 생산량도 감소했다.

이같은 조치들은 한때 유가상승과 석유화학제품 가격 급등의 원인이었지만 지난달부터는 전력공급 부족에 따른 석유화학 수요업체들의 가동 중단과 감산을 부추기기 시작했다. 

공장 가동중단 사태는 합성수지 등 주요 석유화학 제품의 소비 감소로 이어졌고, 최근 국제유가 하락과 함께 석유화학 제품 가격 폭락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덩달아 석유화학 ‘쌀’로 불리는 나프타값도 한 달전에 비해 240달러나 떨어져 현재 1톤당 1000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기초유분(원재료)인 에틸렌과 프로필렌도 각각 170달러, 200달러 정도 폭락해 1톤당 1500달러선, 프로필렌은 1500달러 후반을 기록하고 있다.

폴리올레핀 가격은 물론 휘발유와 경유 등 정유사가 각 주유소에 공급하는 석유제품의 가격도 3주 연속 하락행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업체는 상반기 유가급등에 힘입어 실적상 재미를 봤고 추가 급등에 대비해 사재기를 해놓는 바람에 하반기 실적에는 적지않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국내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최근 유가가 하락하면서 올레핀과 폴리올레핀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데, 중국 쪽 수요마저 감소해 경착륙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기간중 테러와 폭발사고에 대비한 위험물 운송을 제한하다보니 칼슘카바이드 같은 액체화학제품의 설비가동률도 하락하고 있다. 

정유설비와 NCC, 합성수지 등의 생산시설이 일관화된 공장의 경우 큰 문제가 없지만 외부로부터 탱크로리 등을 통해 원료를 공급받는 공장은 가동을 중단하거나 가동률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때문에 석유화학업계는 최근 국제 경영 환경 호전에도 불구하고 비용절감, 에너지 절약 등 ´짠돌이 경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으며 하반기 경제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LG화학의 한 관계자는 “유가하락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며 “소비자들에게는 당장 주유비 압박을 풀어주는 계기이지만 불경기 신호탄으로 보는 측면도 있어 국제수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준성 기자 fre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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