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을 1주일 앞둔 지난 1일 두도시를 20분대에 달리는 징진(京津)선 초고속열차가 첫 운행을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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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과 톈진을 잇는 시속 350km의 초고속열차 ‘허쉬에호’가 개통됐다. 열차 앞부분이 영문자 D자형이다. |
열차이름은 ‘허쉬에호(和谐号)’. 현 후진타오(胡锦涛) 정권의 통치철학인 ‘허쉬에(和谐•조화)사회’에서 따온 이름이 눈에 띈다.
지난 2005년 7월에 착공해 3년여 동안 공사비만도 200여억위안이 투입됐다.
열차는 두도시를 하루 60~80차례 왕복운행한다. 출퇴근시에는 운행시간을 3분 간격으로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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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진선 초고속열차 개통은 두도시를 일일생활권, 단일경제권으로 묶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열차내부 모습. |
열차내부는 회전의자를 갖췄고 착석공간도 크게 넓혔다. 음료수, 열차시간표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가격은 1등석 69위안, 2등석 58위안 등으로 정했다.
식당칸을 포함해 전체 8량으로 한번에 승객 557명을 실어 나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징진선 초고속열차 개통은 교통편의성 보다 다른 점에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두도시를 합친 3000여만명의 거대인구를 일일생활권으로 묶어 단일경제권역으로 통합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중국내 최대 규모의 매머드급 도시 하나가 새로 탄생되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는 기대다.
이로 인해 베이징의 서비스, 금융, IT, BT 등과 톈진의 물류, 중화학, 기계 등 산업적 특성이 합쳐져 국제경쟁력을 갖추게 돼 동북아경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된다.
우선 초고속열차로 인한 교통편리성으로 인해 지역민들의 거주•생활 환경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간정차역인 우칭(武清)역 인근지역은 두도시로부터 30분도 채 걸리지 않는 지리적 이점 때문에 투자적격지로 관심을 끌면서 벌써부터 부동산 투자개발 붐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수년 동안 이 지역 부동산 가격이 매년 20% 정도의 상승율을 보여왔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번 초고속철 개통으로 이 같은 상승추세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지적했다.
또 초고속철 개통이 가져다 주는 교통편의로 인해 지역 산업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칭지역은 이미 초고속철 건설계획 이후 물류, 제조 등 관련업종 업체들이 집중적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중 화베이(华北)지역은 투자액만도 40억위안에 이르러 앞으로 최대 물류중심지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건자재, 경방직피혁, 자동차부품 등 생산품의 무역, 저장, 보관, 물류 등이 주류를 이루게 된다. 아직 준공 전인데도 입주예약율이 50%를 넘었다.
또 이 지역에 거대한 상권이 형성되면 전체 교역액만도 200억~500억위안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우칭지역은 두도시 통합이 가져올 거대한 시장규모와 낮은 공장건설 비용으로 많은 제조업이 이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들어 지난 5개월 동안 이 지역에 등록된 투자자금만 43억위안에 이르러 수적, 질적 기록을 세웠다. 최근까지 누적 등록자금은 500억위안 이상.
에머슨(EMERSON), 수미토모(SUMITOMO), LG 등 세계 500대 기업들과 30개 업종 선두기업들이 잇따라 자리를 잡고 있다.
이중 우칭경제개발구역의 투자총액, 매출수입 등은 톈진신기술산업지역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고용효과도 직접고용 4만명, 간접고용 3만명 등에 이른다. 관련 조립업체도 100여개나 된다.
또 톈진 지역경제권 발전을 기대하는 창업 붐도 크게 예상된다. 톈진은 인건비, 임대료 등이 베이징 보다 3~4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초기 투자자금이 넉넉치 못한 창업자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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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진경제권 발전을 주도하고 있는 빈하이신구도 이번 징진선 개통과 함께 징진경제권의 핵심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빈하이신구 모습. |
이밖에 톈진시가 제공하는 우혜정책도 기업과 인재를 끌어들이는 매력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빈하이(滨海)신구의 경우 첨단기술기업에 대해 기업소득세 15% 납부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 공업경제연구소 천야오(陈耀) 부소장은 “앞으로 베이징과 톈진의 일체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베이징 입장에서는 자원배치의 범위와 창업기회의 선택지역이 더욱 확대되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 1978년 개혁개방 이후 1980년대 2세대 지도자 덩샤오핑(邓小平)에 의해 광동(广东)성 선전(深圳)을 중심으로 하는 주장(珠江)삼각주 경제권역을 집중 개발했다.
이어 1990년대들어 3세대 지도자 장쩌민(江泽民)은 상하이(上海)를 중심으로 하는 창장(长江)삼각주 경제권 개발에 전력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4세대 지도자 후진타오는 징진(京津)과 동베이(东北)를 중심으로 하는 보하이(渤海) 경제권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대 정권과 경제치적 면에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장기적으로 동북아경제 질서를 주도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런 점에서 징진선 초고속철 개통은 중요한 경제적 의미를 가지게 된다. 특히 이번 베이징올림픽도 이 같은 계획의 구체적 실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다./베이징=이건우 통신원
아주경제연구소 기자 aj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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