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고 정몽헌 회장의 5주기를 맞은 4일 새벽 가족과 함께 경기도 하남시 창우리 선영을 찾아 조용히 참배했다.
현 회장의 이같은 행보는 이날 새벽 갑작스럽게 진행됐다. 당초 현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각 계열사 사장들과 함께 그룹 차원의 추모행사를 갖고 금강산 사업 등 대북사업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다.
지난 3일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고와 관련, 북한 군부대 대변인이 특별담화를 통해 불필요한 남측 인원 철수 등 강경한 입장을 발표하면서 금강산 사태가 더 어려워진 것이 현 회장의 마음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북측의 강경 발표에 대한 현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언론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었던 것도 현 회장을 부담스럽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어제까지만 해도 공식 추모행사에 참석해 대북사업에 대해 기자들과 질의시간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취소된 것을 회사 직원들도 새벽에야 알았다”며 “현 상황에서 조용히 치르는 게 좋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대그룹 각 계열사 사장단 및 임직원 200여명은 예정대로 고 정 회장 추모식을 진행했으며 현대아산 윤만준 사장은 금감산에서 고 정 회장의 추모식을 하게 된다.
한편,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이 4일 임직원 30여 명과 함께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금강산으로 떠났다.
윤 사장은 이날 2시30분께 군사분계선을 넘어 고 정 회장의 추모비가 있는 금강산 관광지구 온정각에서 추모식을 치른 후 5일 오후 돌아올 예정이다.
현대아산측은 이번 방북은 고 정 회장의 추모를 위해 금강상을 방문하는 것일 뿐 북측 관계자들과의 만남은 예정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측이 3일 특별담화를 통해 불필요한 남측 인원 철수 등 강경 입장을 밝힌데 대해 윤 사장과 임직원 사이에 방법을 모색할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