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위기 사태로 글로벌 사모펀드(PEF)들의 활동이 저조한 가운데 유독 화제를 모으는 사모펀드가 있다. 바로 론스타다.
모기지 시장 한파와 금융권의 몸사리기로 사모펀드 업계가 자금 조달에 허덕이고 있는 반면 론스타는 잇따라 '빅 딜'을 성사시키면서 글로벌 자본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과연 론스타의 야욕은 어디까지 펼쳐질까.
론스타는 지난주 미국 3위 증권사 메릴린치로부터 67억달러(약 6조7000억원) 규모의 부채담보부증권(CDO)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앞서 7월 중순 론스타는 100억달러 규모의 자금조달에 성공했다면서 신규 펀드에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론스타를 이끌고 있는 수장은 올해 52세인 존 그레이켄. 하버드대학 출신의 그레이켄은 지난 1991년 34살의 나이로 론스타를 설립해 지구를 한바퀴 돌면 수십억달러의 자금을 만들어온다는 평을 받고 있는 사모펀드업계의 거물이다.
<사진설명: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 |
일각에서는 론스타 본사가 텍사스주 댈러스에 위치해 있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론스타는 지난 2006년 스타타워빌딩 매각과 외환은행 투자로 세무 조사를 받던 당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 상·하원을 비롯해 상무부와 재무부, 무역대표부 등을 상대로 광범위한 로비활동을 벌일 정도로 막강한 인맥과 자금력을 확보하고 있다.
당시 미국 상원 공공기록실(SOPR)은 론스타와 계약을 맺은 컨설팅업체와 로펌이 로비활동 신고서를 통해 고객인 론스타를 위해 한국 정부와의 투자 및 세금관계 문제로 미 의회와 정부 관계 기관에 대한 로비활동을 벌였다고 밝힌 바 있다.
론스타의 투자 야욕은 올해 특히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최근 모기지업체 CIT그룹을 15억달러, 어크레디티드 홈 랜더스 홀딩(AHLH)을 2억9500만달러에 사들였다. 모두 기업 가치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론스타의 자신감은 자금 조달을 위해 제시한 목표 수익률로도 확인할 수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신용위기 여파로 죽을 쑤고 있는 가운데 최근 10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연 25%의 수익률을 약속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현재 지난 2003년 13억달러에 사들인 외환은행을 HSBC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업계에서는 외환은행 매각을 통해 론스타가 벌어들일 수익이 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레이켄의 사업 수완은 메릴린치의 자산 인수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론스타는 장부 가치 306억달러 규모의 CDO를 20% 수준에서 사들였으며 실제 들인 돈은 25% 정도인 16억7500만달러에 불과하다.
인수금액의 나머지 75%는 메릴린치에서 조달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론스타가 당장 풀 수 있는 현금만 84억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뉴욕을 비롯해 런던과 도쿄 등 전세계 주요 도시에 현지 사무소를 운영하며 900명의 두뇌들이 움직이는 론스타의 다음 행보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촉각이 곤두선 이유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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