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글로벌 인플레이션 주범 전락

2008-06-2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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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글로벌 GDP의 10% 차지 성장 포기하고 물가 잡아야

저임금을 배경으로 한 싼 가격으로 글로벌 성장을 주도했던 아시아가 이제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주범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25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미국발 신용위기로 전세계가 골치를 앓고 있는 가운데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은 수입의 상당 부분을 아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아시아 지역의 물가가 상승할 경우 전세계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아시아 정책당국은 그러나 성장 우선 정책을 포기하지 못했으며 이에 따른 부작용을 겪고 있는 상태라고 통신은 전했다.

투자기관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앤소니 찬 투자전략가는 "아시아 뿐만 아니라 대다수 이머징마켓이 인플레와 싸우고 있다"면서 "앞으로 인플레를 잡기 위한 금리인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물가 추이
그는 "높은 금리는 아시아에서의 수요를 줄일 것"이라면서 "글로벌 경제의 하강 위험은 2009년에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는 세계 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플레를 잡기 위한 움직임이 당분간 느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는 결국 전세계에 비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며 글로벌 경제의 회복을 늦추는 원인이 될 것이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아시아 각국들이 성장 위주의 정책을 지속하면서 원자재 가격을 끌어 올려 국제유가는 2003년 이후 300% 이상 상승한 것이 아시아발 인플레 위험을 반영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의 인플레는 6%에 육박하면서 10년래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아시아 지역의 물가 상승으로 수출에도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 증가율은 4월에 3.5%를 기록해 전년 동기의 16.9%의 4분의1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중국의 수출물가는 4.31% 상승했다. 이는 전년 동기에 0.3% 하락한 것에 비교하면 10배 이상 오른 것이다.

한편 태국을 비롯해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주요 아시아 국가들은 이미 통화정책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시아 전체 지역의 인플레 우려는 여전히 높다고 지적한다. 씨티그룹을 비롯한 투자은행들은 아시아 정책 당국자들이 하루 빨리 성장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크레딧스위스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역사는 정책적 대응이 더욱 강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인플레를 잡지 못한다면 글로벌 경제 성장에 도전이 될 것이며 아시아 증시 역시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율리어스 바에르의 V. 아만사 나게스바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저금리는 더 이상 증시와 채권시장을 끌어 올리지 못한다"면서 "현재 저금리는 아시아 자본시장에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게스바렌 CIO는 "글로벌 경제에 대한 가장 큰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아시아 경제의 성장을 늦춰야 하며 수출에 대한 의존도 역시 낮춰야 한다"면서 "아시아 각국이 최근 5년 동안 보인 것과 같은 성장 위주의 정책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상품가격은 더욱 치솟을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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