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너무 멀리 갔나?

2008-06-23 13:57
  • 글자크기 설정

25일 FOMC 금리동결 확실시 인플레 vs. 경제 성장이 딜레마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이번 주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연방기금목표금리를 동결할 것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연준이 지나치게 빨리 '총알'을 소진했다는 평가가 대두되고 있어 주목된다.

국제유가의 고공행진 등 전세계가 인플레이션 악몽에 휩싸이면서 월가에는 연준이 지나치게 빨리 금리를 끌어 내렸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CNN머니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4일부터 이틀간 개최되는 FOMC를 통해 연준이 예상처럼 금리를 동결할 경우 연준은 지난 9월 이후 7차례에 걸친 금리인하 행진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동결하는 셈이 된다.

이 기간 동안 연준이 단행한 금리인하폭은 3.25%포인트에 달한다. 특히 1월과 3월에는 0.75%포인트의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처한 가장 큰 문제는 '성장'과 '물가 억제' 사이에 딜레마에 빠진 것이라고 평가한다.

   
 
미국 기준금리 추이 <출처: FRB>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을 비롯한 고위 정책 당국자들은 지난달까지 인플레이션에 집중할 뜻을 일제히 피력했지만 문제는 신용위기 사태가 개선되기는 커녕 악화되면서 발생했다.

MBIA를 비롯한 채권보증업계의 신용등급 하향 사태가 발생하고 부동산시장의 개선 조짐이 포착되지 않는 등 미국 경제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된 것이다.

특히 미국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심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주식시장이 급락세를 지속하면서 사태의 심각성이 대두됐다.

지난주 다우지수는 3개월래 처음으로 지수 1만2000선이 붕괴된 바 있다.

상황이 이처럼 진행되면서 전문가들은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기보다 향후 경제 추이를 지켜보면서 신중한 정책을 펴는 것이 현명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뉴욕대학교의 마크 거틀러 경제학 교수는 유가 급등이 무한정 지속될 수는 없다면서 국제유가가 안정될 경우 인플레 압력이 떨어질 수 있으며 이같은 예상이 현실화될 경우 연준은 "성장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데이빗 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최악의 시나리오는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다"면서 "현재 시점에서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역시 틀린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제는 2%대를 나타내고 있는 미국의 기준금리를 끌어 내릴 경우 연준이 추가로 쓸 수 있는 '총알'이 없다는 것이다. 전세계적인 인플레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연준의 '최대 무기'랄 수 있는 통화정책을 좀더 보수적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지적이 그치지 않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연내 금리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동안 연준이 공격적인 긴축정책으로 금리를 끌어 내렸지만 물가 안정이라는 중앙은행의 본분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온라인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이번주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이르면 8월, 늦어도 9월에는 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르거스 리서치의 리치 야마론 경제 리서치 부문 이사는 "연준은 식품과 에너지 가격 상승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경우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