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세대) 휴대전화 단말기의 범용가입자인증모듈(USIM) 잠금 설정(Lock)이 내달부터 해된다. 하지만 USIM 잠금 해제가 된 휴대전화 출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국내 단말기 시장에 새로운 휴대전화 기근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USIM은 사업자 번호, 가입자 번호 등이 담긴 가입자 식별 IC카드다. 7월 1일부터 출시되는 모든 3G WCDMA(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 단말기는 사용자가 USIM을 갈아끼워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돼야 한다.
하지만 이동통신 서비스 및 휴대전화 제조업계는 내달 출시될 USIM 잠금 설정 해제 단말기는 겨우 1종류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이 역시 확실치 않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7월 말 출시 목표로 1개 단말기에 대해 SK텔레콤과 KTF 망 연동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LG전자 관계자는 “연구개발 중인 단말기는 2~3개 있지만 출시일이 구체화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결국 7월부터는 모든 3G 단말기는 USIM 잠금 설정이 해제돼야 출시가 가능하지만, 3G 단말기가 삼성전자에서 1개 정도 나오거나 전혀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매달 3~4개의 휴대전화 단말기를 출시하고 이 중 80~90%가 3G 단말기다.
이 때문에 올 해 안에 USIM 잠금 설정 해제 단말기 시장이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이통사간 망 연동이 기술적으로 아직 완벽하게 준비돼 있지 않다”며 “더욱이 애초 9월로 알려졌던 USIM 잠금 설정 해제가 방송통신위원회가 갑자기 7월로 앞당기면서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방통위의 성급함을 꼬집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이통사와 단말기 제조업체들의 ‘의지 부족’이라는 게 업계의 솔직한 설명이다.
단말기 제조사의 한 관계자는 "통신 서비스 업체들은 USIM이 풀린 단말기가 늘어나면 서비스 개통을 일반 유통점에서 할 수 있어 유통시장의 주도권을 잃을 것을 우려해 최대한 늦추려는 것 같다"며 "특히 이통사들 간에도 3G나 2G간에 두는 비중이 달라서 조율이 잘 안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이통사 한 관계자는 “단말기 제조사들은 USIM을 해제한 단말기는 이통사로부터 보조금이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판매가 안되고, 또한 소비자들이 단말기 새 모델을 구입하기보다는 가족이나 친구끼리 바꿔쓰거나 옛 것을 꺼내 쓰는 경우도 많아 전반적으로 단말기 수요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 소극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방통위 관계자는 “USIM 잠금이 풀린 휴대전화가 당장 7월부터 쏟아져 나오지는 못한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점차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소영 기자 yout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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