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대책 회의 '실속없네'...사우디 "필요하면 추가 증산"

2008-06-23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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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의 고공행진 속에 관심을 끌었던 원유 생산·소비국 회의에서 고유가에 대한 설전이 오가 실질적인 해결책 도출을 기대했던 국제사회에 실망감을 안겼다.

압둘라 사우디 아라비아 국왕의 제안으로 22일(현지시간) 사우디 경제 수도 제다에서 열린 원유 생산ㆍ소비국 회의에서 산유국과 주요 소비국들은 각각의 이해관계에 따라 고유가의 원인에 대한 논쟁을 펼쳤다.

미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등 선진 8개국(G8)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및 비 OPEC 산유국 외에 한국, 중국 등 주요 원유 소비국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회의에서 세계 최대의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의 압둘라 국왕은 산유국이 고유가를 조장했다는 소비국들을 비난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압둘라 국왕은 "사우디는 지난 5월부터 하루 30만 배럴을 더 생산하고 있으며 7월부터 20만 배럴을 추가 증산할 것"이라면서 "이같은 생산 증대 노력과 함께 원유 공급자로서 유가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유가의 원인은 투기 자금과 석유제품에 대한 고율의 세금 및 개도국의 석유 소비 증가 등 3가지라고 강조했다.

차킵 켈릴 OPEC 의장 역시 "원유 시장의 수요와 공급은 균형 상태에 있다"면서 "현재 유가 강세는 공급 부족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고유가의 원인이 수급과는 관계가는 없다"면서 "증산에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또 OPEC 차원의 산유량 조정 문제를 오는 9월의 정례 각료회의에서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국 등 석유 소비국들은 수요 증가를 공급이 따라 가지 못해 고유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산유국들이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미국 새뮤얼 보드먼 에너지 장관은 "중국, 인도 등 주요 개발도상국의 수요 증가로 2003년 이후 세계 석유 소비가 매년 1.8% 증가했다"면서 "그러나 지난 3년간 세계 산유량은 일 8500만 배럴로 같은 수준을 지속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우디는 내달부터 일일 산유량을 20만 배럴 늘려 970만 배럴을 확대하고 필요할 경우 산유량을 더욱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다른 OPEC 회원국들은 증산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OPEC 회원국 중 리비아, 알제리, 이란, 베네수엘라, 카타르 등이 증산에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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