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위기 우려가 다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금융기관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손실액이 100억달러(10조원)에 달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 보도했다.
FT는 금융주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평가손으로만 손실이 100억달러를 기록했다면서 금융기관 역시 상당한 규모의 자본을 필요로 하고 있지만 금융시장 악화로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유상증자 또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려 해도 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막대한 자금을 손에 쥔 국부펀드들의 투자가 주춤하고 있다는 사실도 금융기관의 사정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평가다.
FT는 중동 국부펀드를 비롯해 중국투자공사(CIC) 등 대형 국부펀드는 그동안 씨티그룹과 메릴린치, 모건스탠리 등에 투자했지만 성적은 모두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FT와 시장조사기관 딜로직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말부터 미국 금융기관들이 발행한 전환사채와 주식에 650억달러(약 65조원)의 자금이 몰려 들었지만 현재 수익률은 마이너스 15%를 기록하고 있다. 97억달러가 허공으로 사라진 것이다.
지난 3월 채권보증업체 암박파이낸셜이 발행한 12억달러 규모의 채권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이미 70% 이상 손실을 봤고 MBIA 역시 12억달러 규모의 자금마련을 추진했지만 투자자들은 60%의 손실을 지켜봐야만 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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