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배회하는 '메뚜기 자금' 급증

2008-06-1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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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급등·증시불안 투자처 없어 "일단 관망", MMF로 자금 몰려

·시중자금이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배회하고 있다.

물가가 급등하면서 은행권 예금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선데다 고유가 등으로 증시마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에 일단 쉬어가자는 분위기가 팽배해지면서 머니마켓펀드(MMF) 등 초단기 투자상품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10일 한국은행 및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현재 MMF에 투자된 금액은 총 78조8290억원으로 8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날에만 무려 6560억원의 신규 자금이 유입됐다.

MMF 잔액은 연초 47조원 수준에서 5개월 만에 무려 67% 가량 급증했다.

대기성 자금 성격이 강한 MMF로 시중자금이 몰리는 것은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이다.

물가상승률이 5%를 위협하는 등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은행 예금은 투자 가치가 현저히 떨어진 상태다.

이와 함께 지난해 높은 수익률로 자금을 끌어모았던 펀드도 올 들어 줄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환매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그나마 안정세를 보이던 증시마저 고유가 폭탄을 맞고 움추러들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예상치 못한 유가 급등과 미국의 신용위기를 비롯한 각종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국내 증시가 조정 국면을 겪을 것"이라며 "추가 하락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은행과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 한 달 간 은행권 총예금은 4조9205억원 늘어나는데 그쳐 전월(11조8012억원) 대비 6조8807억원 감소했다. 저축성예금도 전월(9조7277억원)보다 42%나 감소한 5조5214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달 들어 지난 5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1171억원으로 하루 평균 293억원이 새로 들어오는데 그쳤다.

5일 기준 증권사 고객예탁금도 전일 대비 3051억원 줄어든 9조9950억원을 기록했다. 고객예탁금이 10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4월2일 이후 처음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고객예탁금은 지난달 말 11조4000억원대를 유지했지만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가 2% 이상 하락하면서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자금 이탈 현상에 대비해 특판예금을 다시 판매할 계획"이라며 "시장 동향을 지켜보고 있지만 상황이 점차 악화되고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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