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올들어 유가는 40% 올랐지만 엑손모빌의 주가는 4% 하락했다. 사진은 엑손모빌 주유소> |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 바짝 다가서면서 천정을 모르고 치솟고 있는 가운데 정유업종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그러나 세계 최대 정유업체 엑손모빌을 비롯해 업종 대표주들의 주가는 유가의 고공행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하다는 지적이다.
올들어 국제유가는 40% 가까이 급등했지만 유가의 움직임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정유업종의 주가는 유가의 상승폭에 비하면 미미하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최근 분석했다.
미국 3대 정유사인 셰브론과 코노코필립스의 주가는 각각 올들어 9%와 7%의 상승폭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유가와 비교한다면 상승폭은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세계 최대 정유사인 엑손모빌의 성적은 이보다 훨씬 초라하다. 엑손모빌의 주가는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올들어 4% 하락했다.
이른바 '슈퍼메이저(supermajors)'로 불리는 이들 3대 정유사의 주가는 주요 지수의 움직임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실패하고 있다고 IHT는 전했다.
슈퍼메이저의 지난 1분기 순이익이 200억달러(약 20조원)에 달했지만 투자자들은 더욱 큰 것을 원했으며 이것이 바로 정유업종의 주가가 예상보다 부진한 원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정유업종 부진의 이유로 ▲최근 수년간 상승에 따른 피로 누적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정제 마진과 유류 제품의 판매 이익이 크게 늘지 않고 있다는 점 ▲유가의 고공행진으로 인한 경제 성장 둔화로 결국 유가가 하락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을 들고 있다.
최근 6개월간 엑손모빌 주가 추이 <출처: 야후파이낸스> |
특히 공급이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수요가 급증하더라도 정유사들이 끌어 올릴 수 있는 생산이 제한될 수 밖에 없으며 전체 파이가 커졌지만 채굴 비용과 운송료 역시 덩달아 증가하면서 정유사들이 가져가는 이익 증가분이 기대만큼 늘지 않고 있다고 IHT는 설명했다.
미국 정부가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는 정유업계에 '세금 폭탄'을 때릴 것이라는 전망도 정유사에 대한 투자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웨스트우드그룹의 마크 프리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주요 정유사에 대한 세금이 대폭 인상될 것"이라면서 "현재 주가 수준은 너무 싸지도 않고 과대 평가되지도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프리먼 매니저는 또 엑손모빌과 같은 대형사보다는 아파치, 옥시센탈페트롤레움과 같은 중소형 정유사에 대한 전망이 밝다면서 "중소형 정유사의 순익 성장률이 메이저 업체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권고했다.
알프랭크애셋매니지먼트의 존 버킹검 최고투자책임자(CIO) 역시 대형 정유사보다 트랜스오션이나 로완 같은 중소형 기업의 주가 전망이 낙관적이라고 밝혔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