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봉에 선 중고생
시위대 맨 앞에는 교복을 입은 중·고등학생들이 많았다. '청소년 여기로 모여라 10대 연합', '청소년 다함께' 등의 깃발을 든 학생들이 행진을 마치고 시청으로 들어오자 잔디밭에 있던 학생들도 "어! 학생들이다. 우리도 끼자, 끼자"하며 대열로 달려들어갔다.
광장 곳곳에서는 '공부나 하라고? 죽게 생겼는데 공부가 되냐', '명박아, 나 고3인데 공부 좀 하자' 등의 피켓을 들고 선전전을 벌이는 학생들도 보였다.
친구들과 함께 왔다는 우수비(18)양은 "난 대통령보다 오래 살 사람인데 광우병 때문에 빨리 죽고 싶지 않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전북 익산에서 왔다는 박선규(19)군은 "어제 부모님 몰래 와 밤샘 시위를 했다"며 "나중에 내 아들, 딸이 '아빠는 그때 뭐 했냐'고 물었을 때 부끄럽지 않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예술로 저항하다
'슬픈 눈을 하고 있는 소', '군홧발에 쌓인 여성' 그림에 시민들의 눈길이 멈췄다. 화가 이선일(남 36)씨는 피켓과 구호가 아닌 그림으로 시위에 동참하고 있었다.
그는 "밤샘 집회를 마치고 아침에 그림을 그려 나왔다"며 "화가로서 그림으로 시민들과 소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민중예술을 한다는 김봉준(남 51)씨는 붓글씨로 쓴 작품을 가지고 나와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그는 "시위 방법은 다양해야 한다"며 "예술을 통해서 이명박 정부의 부당함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재협상'에서 '이명박 퇴진'으로 바뀐 민심
시위대의 구호가 달라졌다. 촛불집회 초반 '고시철회'나 '재협상'을 외치던 목소리가 이제 '이명박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기홍(남 31)씨는 "최근 경찰이 물대포를 쏘고 폭력진압을 하면서 소고기 재협상으로는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의료보험 민영화나 대운하 등 쌓인 과제가 많은데 정부는 소통이 전혀 안되는 상황이니 신뢰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열리지 않은 광화문역 지하철문
7일 11시 20분께 광화문역 지하철에서 시민들과 지하철 직원간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시민들은 30분째 지하철이 광화문역을 그냥 지나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 시민은 "30분 동안 지하철이 광화문역을 그냥 지나쳐 내리지도 못하고 타지도 못하게 된게 말이 되냐"며 "시위대의 발을 묶어 놓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11시 30분께가 돼서야 광화문역에 멈춰선 지하철의 문이 열려 모여 있던 시민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