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릉 공포영화 뭘볼까?…'태국산 공포' 강세

2008-06-0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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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영화는 '외톨이', '고사' 2편

   
 
 


올 여름 극장가에는 예년에 비해 한국산 공포영화가 눈에 띄게 줄어든 반면 태국 공포물의 강세가 눈에 띈다.

국내 공포영화의 제작이 줄어든 것은 전체 영화 산업의 위축과 흐름을 같이 한다. 제작에 드는 품에 비해 공포물이 극장에서 그다지 재미를 못 본 것도 큰 이유다.

작년 개봉한 한국 공포영화는 '기담', '궁녀', '두사람이다', '헨젤과 그레텔', '므이', '해부학교실', '검은 집', '전설의 고향' 등 10편에 가깝지만 이 중 '궁녀'(전국 138만명)나 '검은 집'(전국 133만명)쯤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반응을 거두지 못했다.

그래서 올 여름 공포영화 라인업에 한국 영화로는 고은아 주연의 '외톨이'와 가수 남규리의 연기 데뷔작 '고사' 등 2편 만이 포함됐다.

'디아이', '셔터', '샴' 등으로 지난 수년간 꾸준히 인기를 모아오던 태국 공포영화는 올해 '바디', '카프마', '카핀'이 잇따라 개봉하며 관객몰이에 나선다.

태국산 공포영화는 깔끔한 프로덕션, 잘 짜여진 줄거리에 `귀신의 한(恨)-원한의 해소'라는 익숙한 이야기 틀이 국내 팬들에게는 매력으로 다가온다.

여기에 '디아이'의 할리우드 리메이크판과 스페인 영화 'REC', 일본 영화감독이 할리우드에서 만든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 나이트 샤말란의 신작 '해프닝', 리브 타일러 주연의 '노크' 등도 한여름 '납량특집'으로 줄줄이 개봉 대기 중이다.

◇ '외톨이'ㆍ'고사' 국산 공포 부활할까= 국내 공포영화 2편은 고등학교가 배경이며 여주인공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는 공통점이 있다.

하이틴 스타 출신 고은아의 공포영화 데뷔작 '외톨이'(감독 박재식, 제작 영화사 다물ㆍ동아수출공사)는 은둔형 외톨이가 소재다.

밝고 사랑스러웠던 한 소녀가 가장 가까운 친구의 갑작스러운 자살로 이상 증세를 보이면서 밝혀지는 슬프고 섬뜩한 가족사를 그린다.

'너는 내운명'의 정유석과 '가발'의 채민서가 각각 수수께끼의 인물 정세진과 심리학 박사 최윤미역을 맡는다. 현재 막바지 촬영 중이며 7~8월 중 관객들을 만날 계획이다.

다음달 말 개봉예정인 '고사'의 배경은 수능을 200여일 앞둔 어느 토요일의 고등학교 교실이다. 전교 20등까지의 학생들만 참여하는 '특별 엘리트반' 수업 중 학생들이 1명씩 없어지기 시작하고 스피커에서 갑자기 흘러나오는 음성이 학생들에게 풀기 쉽지 않은 문제를 제시한다.

주어진 시간 안에 문제의 정답을 맞추지 못하면 사라진 친구들은 죽게 되는 것. 실종자들은 1명씩 늘어나고 남은 학생들은 친구를 위해서,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 필사적으로 정답을 찾아나선다.

드라마 '온에어'와 '하늘이시여'의 이범수와 윤정희가 선생님으로, 인기 그룹 씨야의 남규리와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의 김범이 학생으로 출연한다.

◇ '익숙한 듯 낯선' 태국산 공포영화 = 가장 먼저 지난달 29일 개봉한 '바디'는 '셔터', '샴' 등을 제작했던 태국 영화사 'GTH'가 내놓은 신작이다.

영화의 소재는 최면이다. 의과대학생을 누나로 둔 '촌'은 오페라를 보고 돌아오던 택시에서 지갑을 줍는데 이날 이후 매일 밤 악몽과 환상에 시달린다. 남자가 어떤 여자를 죽인 뒤 몸을 조각조각 분해하는 꿈이 반복되고 그가 꾸던 악몽은 하나씩 현실이 되어간다. 

   
 
 


5일 개봉하는 '카르마'는 '시티즌 독', '블랙타이거의 눈물'로 태국 영화의 뉴웨이브를 이끈 위시트 사사나티앙 감독이 만든 첫 공포영화다.

영화의 모티브는 죽여서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곁에 두고 싶어하는 두 여자의 지독한 사랑을 내용으로 하는 태국의 속담에서 따왔다.

실종된 남편을 찾아 시골에서 막 상경한 임신부 '누알'은 우연히 부유한 과부 '란'의 집에 머물게 된다. 란은 저택의 안채에서만 생활하고 외부와의 접촉을 꺼리는 신비로운 여성. 밤마다 정체모를 남성을 불러들인다는 기괴한 소문을 가지고 있다.

란에 대한 호기심과 공포를 동시에 느끼는 누알. 그러던 어느날 란의 처소에서 흘러나오는 익숙한 바이올린 소리를 듣고 소리가 나는 곳으로 발길을 옮긴다.

이달 말 개봉하는 '카핀'은 죽음 체험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제목 '카핀'은 태국 전통의 죽음 체험 의식이다. 폐암에 걸린 '수'와 애인이 식물인간인 '크리스'가 카핀에 참여하면서 발생하는 사건을 다룬다.

◇ 샤말란 신작ㆍ스페인 공포 '주목' = 한국과 태국을 제외한 국가의 영화로 올 여름 극장가에 걸린 영화 중에서는 인도출신으로 '식스 센스', '사인' 등을 만들었던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신작 '해프닝'이 가장 눈에 띈다.

배경은 미국의 뉴욕. 원인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들이 하나둘 발생하고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잇따른다. 결국 학교들은 임시 휴교하고 뉴욕에는 대피령이 내려진다.

고등학교 교사인 '엘리엇'은 자신의 가족과 동료 교사의 가족을 데리고 시골로 향하지만 기이한 현상은 뉴욕을 넘어 전세계로 확대된다.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엘리엇 일행은 타고있던 기차의 시스템이 다운되며 결국 고립되는 신세에 처한다.

영화는 감독이 '사인' 이후 심취해있는 듯한 오컬트 영화(신비주의 영화)의 맥을 잇고 있어 전형적인 공포물은 아니지만 일부 공개된 충격적인 영상만으로도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을 정도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다음달 10일 선보이는 'REC'는 스페인산 공포영화로 시체스 영화제나 판타스포르토 영화제 등 명망있는 판타스틱영화제에서 감독상을 휩쓸었다.

소방대원들을 따라 구조현장에 따라간 TV 리포터와 카메라맨이 건물 안에 갇혀 자신들이 체험하는 공포의 현장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줄거리의 축이다.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은 일본 감독 기타무라 류헤이가 할리우드에서 만든 공포영화로 올여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기자 '레온'이 뉴욕 지하철에서 일어나는 연쇄살인을 취재하면서 정체 모를 살인마와 벌이는 추격전을 그린다. 주요 배경이 빠른 속도의 지하철 열차인 만큼 영화의 홍보사는 '익스프레스 호러'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다음달 3일을 개봉일로 잡고 있는 '노크: 낯선자들의 방문'은 한밤중 평화롭던 집에 누군가가 노크를 하면서 시작된다. 이 집에 사는 사람은 신혼부부. 정체모를 존재들은 계속 누군가를 찾으며 이들을 위협하고 공포는 점점 커져간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요정 리브 타일러가 여주인공역을 맡아 '호러퀸'에 도전한다.

이외에도 태국 동명영화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버전인 '디 아이'도 오는 5일부터 관객들을 만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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