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5거래일 연속 급락하면서 한 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물가 급등과 수출기업의 대규모 환차손 등 환율 상승에 따른 부작용이 확산되면서 정부가 환율 하락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단기적으로 1010원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면서도 고유가에 따른 달러화 수요 증가로 네 자리는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 정부 개입으로 환율 급락 = 2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50원 하락한 1022.60원으로 마감됐다. 지난달 27일 이후 5거래일 동안 무려 25.90원 급락하면서 지난달 6일 1014.50원을 기록한 후 한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월 새 정부의 경제부처 수뇌부가 취임한 후 3개월 간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지난달 8일에는 장중 한 때 105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외환당국이 달러화를 대거 매도하는 등 외환시장에 개입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정부의 개입이 환율 하락을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환율의 단기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과 수출기업의 환차손 증가 등으로 원화 약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환율을 끌어내리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 네 자리는 유지할 듯 = 전문가들은 정부가 매도 개입에 나선 이상 환율은 1010원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정책 변화를 감지한 역외세력 등이 달러화 매도에 적극 나설 수 있어서다.
최근 외국인의 주식 매수세가 증가하면서 달러화 공급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환율 하락을 초래할 수 있는 변수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 전환으로 당분간 환율이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며 "1005원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환율이 장기간 급락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환율이 급락할 경우 수입업체들이 매수에 나서면서 환율에 하방경직성을 부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분기 수출업체의 과도한 환 헤지 영향으로 달러화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환율을 네 자리로 유지킬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강소영 기자 haojiz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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