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힐러리 "한미 FTA 반대"

2008-06-0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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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당 승리시 한미 FTA 난항 불가피

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1일(현지시간) “한미 자동차 교역은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의원은 3일 마지막 예비선거가 있을 사우스다코타주의 한 유세장에서 “한국은 수십만 대의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는 반면, 미국이 한국에 파는 자동차는 고작 5000대도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바마 의원은 지난 달 23일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입장을 밝혔으며 특히 자동차 관련 조항이 불공정하게 한국 측에 우호적으로 치우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내 노동자들의 일자리 보호를 위해 미국산 공산품의 한국시장 접근이 더욱 용이해져야 한다는 상황인식을 바탕으로 한미 FTA의 재협상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바마 의원의 경선 경쟁상대인 힐러리 클린턴 의원도 한미 FTA 반대 의사를 밝혀 두사람 중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건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한미 FTA 협상은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클린턴 의원은 오바마 의원보다 앞선 지난 달 21일 데비 스테이브나우 상원의원 주도로 마련된 서한에 동료 상원의원 10명과 함께 부시 대통령에게 보내는 FTA 반대 서한에 서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서한은 한미 FTA가 미국 상품의 한국시장 접근을 막는 차별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인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내용으로 전해졌다.

일단 전문가들은 오바마와 클린턴 의원의 FTA 반대 논리는 대선을 앞두고 한미 FTA 문제를 쟁점화해 이에 찬성하고 있는 공화당의 대선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확실한 대립각을 세우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노조 등의 지지를 얻기 위한 전략에 가깝다는 분석도 지배적이다.

하지만 차기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공개적으로 한미 FTA를 반대한다고 밝힌 것은 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는 평가다.

11월 대선과 상하원 의원 선거 등으로 미 의회가 10월부터 휴회에 들어간다고 하면 사실상 9월말이 FTA 비준 동의 처리 시한이다.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이 의회에 상정되더라도 민주당이 다수당의 지위를 이용하여 재협상과 표결 거부를 주장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FTA 연내 비준 노력은 추진력을 잃을 것이다.

이밖에도 오바마 의원은 유세 연설에서 “중국은 환율을 조작해 미국의 대중 수출은 비싸게 하고 자신들의 대미수출은 싸게 하고 있다”며 “이제 누군가가 우리 노동자들을 위해 일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의원은 매케인 상원의원이 대통령이 되면 부시 행정부 3기를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그렇게 되면 미국의 정책적 변화는 없게 되는 만큼 ‘변화’를 모토로 내건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오바마 의원은 사우스다코타 주의 유세를 마무리하고 몬테나 주를 거쳐 민주당 경선이 끝나는 3일에는 미네소타 주 세인트 폴에서 경선승리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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