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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 중국의 금융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은 국제금융센터 전경. |
중국의 수도 베이징이 금융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는 가운데 베이징·상하이·홍콩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어 주목된다.
전통적으로 상하이가 중국의 금융 수도로 여겨졌지만 최근 이같은 흐름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 보도했다.
상하이증권거래소와 함께 외국계 주요 금융기관의 중국 본사가 자리잡고 있는 등 그동안 증시와 채권을 포함한 중국 자금시장이 상하이를 중심으로 돌아갔지만 베이징의 위세 역시 만만치 않다고 WSJ는 전했다.
신문은 금융시장에 베이징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시장의 중심 역할이 정부에 의해 이뤄진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최근 수년간 '금융의 거리(financial street)'로 불리는 베이징 서부 지역이 집중 개발되고 있으며 이는 뉴욕과 프랑크푸르트, 파리의 주요 금융기관이 중국 본사를 베이징으로 정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외 금융기관들은 베이징에서 중국 본사를 운영하는 것에 대해 당국의 정책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고 있다.
WSJ는 이름을 밝히지 않는 미국 금융기관 임원의 말을 인용해 "상하이에서는 제한된 그림만을 볼 수 있지만 베이징에서는 전체적인 그림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하이 역시 여전히 중국의 금융 중심지로써 위상을 이어가고 있다. 씨티그룹과 스탠다드차터드와 같은 대표적인 외국계 금융기관이 중국 본사를 상하이에 두고 있으며 견고한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중국 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문은 상하이와 베이징이 지난 1997년 영국으로부터 반환된 홍콩과의 경쟁도 피할 수 없다고 전했다.
낮은 세금 혜택과 투명한 법률 시스템은 물론 중국어를 구사하는 금융 전문가들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 홍콩의 매력이다.
그러나 JP모간체이스와 도이치방크 등 본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베이징을 선택하는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늘고 있다.
소씨에테제네럴의 잭슨 청 중국 사업부 최고경영자(CEO)는 "시장에 가깝게 다가서기 위해서는 고객과 규제 당국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베이징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전문가들이 베이징시가 금융의 도시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왕치산 부총리가 시장으로 부임한 2004년부터였다고 평가했다.
왕 부총리는 시장 재임 시절, 금융시장에 대한 전문성과 '해결사'라는 명성에 맞게 베이징을 금융 중심지로 키워냈다.
현재 베이징에서 100여개의 국유기업이 본사를 두고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도 금융 중심지로써의 역할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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