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리포트]대만 마잉주 총통 취임, 양안관계 해빙무드 가속화

2008-05-2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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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MB’ 마잉주(马英九) 총통이 지난 20일 정식 취임했다.

이를 계기로 벌써부터 중국과 대만간 양안(两岸)관계가 급속도로 해빙무드를 탈 것이라는 기대가 팽배해 있다. 또 이 같은 조짐들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만 국민은 지난 3월 총통선거에서 8년 동안 정권을 잡아온 민진당에 등을 돌리고 경제 활성화를 최우선으로 내세운 국민당을 선택했다. 

   
 
대만의 경제대통령 마잉주 총통이 지난 20일 취임을 하면서 선서를 하고 있다.

양안간에 ‘경제대통령’ 마잉주 총통의 취임에 거는 기대가 크게 높아지고 있는 이유이다.

우선 양안간 눈에 띄는 화해 분위기는 최근들어 잇따라 이뤄지고 있는 고위급 지도자들의 만남들이다. 

지난달 보아오포럼에서 후진타오 주석과 샤오완창(萧万长) 대만 부통령 당선자가 역사적인 만남을 가지면서 먼저 물꼬를 텄다. 이는 지난 1949년 이후 59년만에 만난 최고위급 지도자간 회동이라는 데 의미가 컸다.

이어 지난달 말에는 베이징에서 후진타오 주석이 롄쟌(连战) 대만 국민당 명예주석과 만났다. 중국의 공산당과 국민당 양당 지도자가 60년만에 만난 첫 공식적인 만남으로 기록됐다.

이번에는 26~31일까지 우보숑(吴伯雄) 국민당 주석이 후진타오 주석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또 이에 대한 답방으로 6월 말에는 중국측에서도 장관급 인사가 대만을 방문할 전망이다.

이처럼 잇단 양안간 고위급 접촉들은 사실상 경제적 교류 활성화를 위해 먼저 정치적 교착상태를 풀자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10여년간 중단된 양안간 교류와 협상의 물꼬를 터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때문에 오는 8월 올림픽을 앞두고 마잉주 주석의 개막식 참석에 대한 가능성도 점쳐져 양안간 해빙 기류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미 마잉주 총통도 후진타오 주석과 만남을 희망하고 있어 양안간 정상회담도 시간문제라는 예상이다. 

   
 
지난달 말 중국을 방문한 롄쟌 대만 국민당 명예주석이 쟈칭린(贾庆林) 중국 정협 주석과 만나 환담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양안간 교류의 핵심은 경제교류. 마잉주 총통은 이미 선거 당시 직항로 개설(通航), 직교역 추진(通商), 서신왕래 실시(通邮) 등 삼통(三通) 정책을 국민들에 약속했다.

또 연 6% 성장, 2016년까지 1인당 소득 3만달러, 4년내 실업률 3% 이하 등 중심의 ‘633계획’을 경제공약으로 내세웠다.

마잉주 총통은 취임 직후 “조속히 대륙과 협상을 통해 공동인식과 공동이익의 균형점을 찾아 나가자”며 “양안 인민은 모두 중화민족에 속하는 만큼 상호 협조•존중•신뢰를 통해 공동 평화와 번영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마잉주 총통이 자주 사용하는 ‘양안 인민은 같은 중화민족’ ‘대륙 13억 동포’ 등 표현들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지난 1990년대 이후 대만 지도자들이 본토 인민들을 동포라고 부른 적은 한번도 없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마잉주 총통은 취임후 주말 전세기 직항, 본토 관광객의 대만 방문, 연말까지 상시 취항 등 양안간 교류사업을 우선 추진한다. 또 대만 기업의 본토 투자시 40% 상한선 규제도 없앤다.

특히 마잉주 총통은 이미 중국과 FTA 협상을 제안한 상태여서 양안간 교류협상은 더욱 가속화할 조짐이다.  

이처럼 마잉주 총통의 양안관계 회복을 통한 경제살리기 전략 달성을 위해 이번 우보숑 주석의 중국 방문에 거는 기대도 크다.

가장 급선무인 주말 전세기 직항 개설과 중국 주민의 대만 관광 개방을 통해 경제무역 교류를 적극 추진하는 데 목적이 있다.

양안간 현안인 직항로 개설을 위해 벌써부터 구체적 계획이 나오고 있다. 현재 대만측에서는 이미 4개 공항에 대해 통관 등 중국 주민 개방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7월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양안간 경제협력 밀월시대를 예고하는 조짐은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중국 부동산 업계 거물들이 시찰단을 꾸려 대만을 방문했다. 시찰단이 타이베이공항에서 대만기자들의 취재를 받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중국 부동산 업계 거물들이 시찰단이라는 이름으로 대거 대만 땅을 밟았다. 중국 본토 자본의 대만 투자 요청에 따른 화답이었다. 이들은 대만의 레저, 물류, 별장 등 관련시장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타이베이시 도시발전국 쉬즈지엔(许志坚) 국장은 “아직 본토 자본의 대만 투자는 허용되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마잉주 총통 취임으로 양안관계와 정책이 화해와 화합으로 나아가는 만큼 본토의 대만시장에 대한 관심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양안교류의 확대•발전을 위해 대만 달러와 중국 인민폐의 환전도 올해 안에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이는 마잉주 총통의 공약이기도 하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중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을 아우르는 대규모 화교경제권 ‘위안화 블록’이 형성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대만문제 전문가인 리자취안(李家泉)은 “직항, 대륙 주민의 대만관광 등 광범위한 협상 추진은 양안관계 발전에 유리할 것”이라며 “마잉주 총통 취임 후 새로운 개방조치들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돼 양안간 대치정국은 빠르게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양안간 악재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신노동계약법 영향으로 대만의 투자기업과 자금이 본토로부터 급격히 이탈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분기 대만 상장기업이 본토로부터 회수한 금액만도 145억 대만달러에 이른다./베이징=이건우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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