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거품 빠질까? 계속될까?

2008-05-2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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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서만 100% 이상 오른 유가의 향방은 어떻게 될까. 장·단기 공급 부족 우려와 달러 약세로 유가가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는 전망과 함께 원자재 값 강세를 거품으로만 규정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 분석했다.

전일 뉴욕 상업거래소(NYMEX) 시간외거래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7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 대비 0.6% 포인트 오른 배럴당 132 달러 94센트로 마감했다.

130달러대로 내려섰던 유가를 다시 상승하게 만든 원인은 먼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증산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을 꼽을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OPEC의 차킵 켈릴 의장은 리비아 국영 정유사 홈페이지를 통해 “시장에 원유 공급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 OPEC 회원국은 오는 9월 OPEC 회의 전까지 증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나이지리아 반군인 ‘니제르 델타 해방운동’이 영국 정유사 로열 더치 셸의 송유관을 파괴해 일부 정유시설이 중단된 것과 노르웨이 최대 정유사 스타토일하이드로의 스타트피오르드 유전에서 원유 유출 사고로 가동이 중단된 것도 단기 공급의 악재로 작용했다.

알제리 석유장관이기도 한 켈릴 의장은 금리 인하와 달러 약세를 상기시키며 “유가가 계속 오를 수밖에 없음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고유가가 미국 경제에 인플레이션 부담을 가중시켜 왔으며 달러 가치와 유가가 밀접하게 연계돼 있기 때문에 유가가 안정되지 않는 한 달러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성장 회복과 고용시장 개선도 현재로서는 즉각적인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기관투자가들이 단순한 헤징(위험분산) 수준을 넘어 원유에 투기하는 것도 유가상승에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신문은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퍼스(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가 지난 2월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 2400억 달러 가운데 3% 가량을 원자재에 투입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꾼 점을 상기시켰다.

보수적으로 투자해온 기관투자가들도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 투기 대열에 합류했다는 것이다.

한편 원자재 상품 가운데 계속 사용하거나 재활용할 수도 없으며 대체 상품을 쉽게 구할 수 없는 원유와 천연가스의 가격 강세를 '거품으로만 규정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앙코 리서치의 하워드 사이몬스 투자전략가는 “실물 상품과 금융 상품은 성격이 다르다”면서 “원자재의 경우 최종 소비자가 투자자가 아닌 일반 대중이기 때문에 투기 파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품은 금융 자산과 다르게 시장의 희망 가치가 반영되지 않는다"면서 "일부 지점에서 매수자가 떠났을 때도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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